UPDATED. 2024-04-26 17:03 (금)
[기자수첩] 삼성 아전인수격 금리인상론
[기자수첩] 삼성 아전인수격 금리인상론
  • 백우진 기자
  • 승인 2002.10.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삼성의 주장이 무위로 돌아갔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4.25%로 유지하기로 한 것. 금리를 높이겠다고 공언해온 박승 한국은행 총재로서는 다시금 헛물을 켠 격이지만,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적절했다.
삼성은 틈 날 때마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월에는 ‘최근 자산가격 동향과 버블화 가능성’을 발표했고, 9월엔 ‘주택가격 급등의 영향과 대책’을 냈다.
결론은 항상 금리인상이었다.
삼성증권도 가세했다.
삼성증권은 금통위 전날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글을 한 일간지에 기고했다.
금리 전망도 올라간다는 쪽으로 몰고갔다.
최근 자료에서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올해 7%에서 내년 8%로 상향되리라고 예상했다.
아귀가 맞지 않는다.
경제성장률은 같은 보고서에서 올해 6.5%에서 내년에는 5.8%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이 걱정한 것과 달리 주가는 폭락했다.
집값도 조정받고 있다.
삼성의 금리인상론은 논리적으로도 터무니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집값의 거품이 붕괴되면 주택구입자의 차입금상환 부담이 늘고 개인파산과 금융시스템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차입금상환 부담은 집값 하락이 아니라 삼성의 처방인 금리인상으로 커진다.
삼성의 금리인상론은 삼성생명과 무관하지 않다고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금리가 높아져야 삼성생명의 이자율차 수익, 즉 자산운용 수익에서 보험상품에서 보장해주기로 한 예정이자를 뺀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삼성생명이 돈을 많이 벌어야 삼성자동차 부채를 상환하기 쉬워진다.
무위로 돌아간 주장을 되짚은 건, 삼성의 논리는 어디까지나 삼성의 입장일 뿐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