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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터뷰] 황규환 / 스카이 라이프 사장
[탐방 인터뷰] 황규환 / 스카이 라이프 사장
  • 이코노미21
  • 승인 2002.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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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전송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인가?

정면 돌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우회로를 찾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회로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기술적 방법을 통해 위성방송 가입자가 전국 어디서나 MBC, SBS를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거다.
공동주택의 수신환경을 대폭 개선하면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공동주택에 공시청 안테나를 설치하고 셋톱 박스가 달린 수상기에 연결하면 된다.
통합리모컨을 나눠주는 것도 또다른 방안이다.
지금까지는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위성방송을 보다가 지상파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리모컨 조작이 필요했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통합리모컨을 제공하고, 기존 가입자에게도 차례대로 교환해 줄 예정이다.



지상파 재전송을 금지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곧 공표될 예정인데.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적법한 조치를 밟을 계획이다.
이달 내에 시행령 개정안이 공표되더라도 수도권 지역에 한해 지상파를 재전송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수도권 지역에는 별도의 지역민방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민방들이 처음에는 우리를 믿지 않을지도 모른다.
수도권에 한해 재전송한다고 해놓고, 나중에 딴소리 하는 게 아니냐며 말이다.
여타 지역민방에서 우리 행보를 예의주시는 하겠지만, 결국 받아들일거라고 본다.
그들에게 특별히 피해가 가는 일은 없는 것 아닌가.


곧 대통령 선거가 있다.
지상파 재전송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나선다거나 할 생각은 없나.


솔직히 말해 위성방송보다는 지역민방이나 케이블방송이 정치인들의 득표력에는 훨씬 도움이 되는 거 아닌가. 그들이야 냉정하게 표 계산을 하겠지. 정치권이 골치아픈 이 문제를 괜히 선거 쟁점으로 만들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정치권에 로비 같은 거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상파 재전송 금지 문제만 해결되면 가입자수가 늘어나는데는 별다른 장애가 없다고 보나?

콜 센터 얘기를 한번 해보자. 시청자들의 불만사항이나 가입신청을 받는 곳이다.
지금까지는 문의 전화 가운데 상당수가 지상파를 볼 수 없다면 위성가입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반응도 무척 비판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
이제는 ’언제 지상파를 볼 수 있게 해주겠냐’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통합리모컨에 대한 관심도 무척 높은 것 같더라. 이런 식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예컨대 영업망의 문제 같은 것도 남아 있지 않나. 가입자들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아는데.

맞는 말이다.
과거 스카이라이프의 가장 큰 허점은 영업망이었다.
마치 홍보만 있고, 필드는 없는 격이었다.
그래서 영업망 조직을 대대적으로 혁신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영업망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설치권이 있는 대형 영업망이고, 또 하나는 설치권을 갖고 있지 않은 소규모 영업망이다.
앞으로는 이 시스템을 단일화해 경쟁력을 키우려고 한다.
별다른 실적이 없는 기존의 대형 영업망은 정리하고, 소규모 영업망에게는 설치권을 주겠다.
영업 인센티브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그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실적을 높일 수 있다.
아주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연말까지는 가입자를 70만으로 늘리고, 내년 1/4분기까지는 100만명을 돌파할 거로 확신한다.
물론 영업망을 정리하는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무턱대고 아무나 정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간의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서 조항도 챙길거다.
계약상으로는 분명히 재하청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이를 어긴 곳이 많다.
이런 영업망은 변호사 자문을 받아 정리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의 매출구조를 보면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수신료 수입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위성방송 사업은 그만큼 회임기간이 긴 사업이다.
그래서 국가의 정책목표에 따라 선(先) 투자도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내년 중순쯤 되면 쌍방향 방송을 시작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그 때쯤 되면 수익구조도 많이 좋아질 게 틀림없다.
차량, 선박, 항공기 등 이동체 서비스나 포터블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1000개 넘게 판매됐다.
우리 나라에서 인터넷이나 휴대폰 보급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걸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인다.
유행을 타고 예상보다 빨리 퍼질 수도 있다.



매체간의 균형 발전이라는 점에서 볼 때, 결국 케이블방송에게는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닌가. 어차피 국내 유료 서비스 시청가구수는 제한되어 있을 테고.

우리나라 유료 서비스 시장을 살펴 보면 한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은 저가, 대중화하는 경향인 반면, 위성방송은 고가, 정예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일단 위성방송은 화질이 뛰어난데다 내용도 좋다.
홈쇼핑 채널 얘기를 해보자. 이런 채널 싫어 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 위성방송은 이런 컨텐츠는 하나로 묶어 둘 수도 있다.
케이블방송처럼 리모컨 돌릴 때마다 수시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국내 인구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층이 꽤 있다고 본다.
평균부담율(ARPU)이란 개념을 가지고 얘기해도 마찬가지다.
위성방송 가입자들이 ’스카이 패밀리’처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상품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비록 가입자수가 단기간내에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더라도 상품 단가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은 충분하다.



이제 조금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려 보자. 남북교류가 점차 늘어나는 시대다.
위성방송이 담당해야 할 몫도 있을 것 같은데.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셋톱 박스 100대 분을 시험적으로 북한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정부를 통해 제안해 놓은 상태다.
지상파야 남북이 서로 다른 신호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지만, 위성방송은 아무런 기술적 문제가 없다.
남북 교류를 상징하는 사례로 볼 수도 있지 않나.


해외자본과 제휴를 추진중인 것으로 아는데.

1차적으로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큰 글로벌 컨텐츠 사업자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해외 금융자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SG를 외자 유치 주간사로 선정해 놓은 상태다.
외자를 끌어들이려는 것은 단기적인 수지방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시청 안테나 개발 등 초기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내부 갈등을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잘 알고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내부 문제도 결국에는 사업 성과에 따라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경영자 자신이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하고, 또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최우성 기자 morge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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