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관련기사1. MS, 할부금융 사업 도전장
관련기사1. MS, 할부금융 사업 도전장
  • 이코노미21
  • 승인 2002.10.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했다.
이른바 ‘벤더 파이낸싱’이라고 하는 판매자 할부금융사업이 그 주인공. 사업의 전면에는 자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캐피털이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캐피털은 10월초부터 윈도나 오피스 등 MS 소프트웨어가 깔린 컴퓨터를 판매하는 중소업체에 최고 15만달러까지 무이자로 대출해주기 시작했다.
대출기간도 24개월에 이른다.
이미 9월부터는 MS 소프트웨어나 관련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90일 동안 1만달러까지 대출해주는 서비스에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행보는 업계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 사업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여러 종류의 소비재를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 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소프트웨어라는 상품은 할부금융 사업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마땅한 방안을 취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커다란 이유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제품을 압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대기업의 금융부문 자회사들이 투명하지 못한 거래창구로 이용된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타이코인터내셔널이나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대기업들이 할부금융 사업부문을 크게 축소하는 추세라는 점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제록스는 할부금융 사업부문에서의 적자를 덜어내기 위해 최근 이 부문을 독립시키기도 했다.



금융계 출신 인물 대거 전면 배치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할부금융 사업자금을 자신의 현금자산으로 충당한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인 오라클에도 비슷한 사업부문이 있기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은행을 가운데 끼고 사업을 벌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런 사정을 들어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행보에는 넘쳐나는 현금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측면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대략 5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달 10억달러 가량의 현금이 쏟아져 들어올 만큼 요즘 현금흐름 상태도 매우 좋은 편이다.
최근 주주 배당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금융계 출신의 능력 있는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이번 기회에 여유자금을 잘 ‘굴릴’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게다가 컴퓨터 산업의 전반적 경기가 저조한 상황에서 할부금융을 무기로 적극적 시장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얼마 전 인수한 그레이트플레인스나 내비션의 제품을 판매하는 MS 비즈니스솔루션의 기업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