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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건강] 만성피로, 질병의 신호탄
[직장인건강] 만성피로, 질병의 신호탄
  • 박유근/ 원초당한의원 원장
  • 승인 2002.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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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풀어진 넥타이, 축 늘어진 어깨에 휑한 눈동자의 양복쟁이 직장인은 ‘피로’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주말 내내 아내의 불평을 참아가며 끌어안고 있던 베개도, 몸에 좋다는 웬만한 피로회복제도 도루묵이다.
몸만 피로하면 그나마 참겠지만, 최근에는 ‘집중이 안 된다’, ‘기억력이 떨어진다’며 만성피로 외의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피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도, 병원 진단 결과는 항상 ‘정신적 스트레스’, 신경성이란다.
그렇지만 간혹 피로는 사람을 속일 때가 있다.
얼마 전 피로증세로 병원을 찾은 투자분석가 김순호(34)씨. 양방진단 결과를 의심하는 그에게 한방 검진을 동시에 실시한 결과, 만성피로뿐 아니라 VDT증후군까지 겹친 상태였다.
결국 피로증상에만 정신을 빼앗긴 바람에 그 원인이 된 질병을 간과해왔던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피로 증상을 ‘인체 경보’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빈혈, 결핵은 물론 간질환, 성인병, 심장병 등 대부분의 병에서 피로가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병마와 공생하고 싶지 않다면 피로 외에 나타나는 증상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피로와 함께 어지러움, 호흡곤란, 미열, 구역질, 복통, 황달 등과 이상 징후가 포착된다면 빈혈, 결핵, 간질환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뇨나 갑상선질환 등 내분비계 계통 질환은 소갈, 빈뇨, 불면증, 변비 등 각종 이상증세를 동반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정신질환에도 피로가 따라온다.
특히 정신질환이다 보니 내과적 검진만으로는 ‘꾀병 환자’로 몰릴 공산이 크다.
만일 무기력하고, 비현실적 걱정, 두통, 불면증, 성욕감퇴가 두드러진다면 마음의 병이 아닐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피로가 많은 원인질환을 갖는다 해도 공통분모는 있다.
감당하기 힘든 업무량, 수면부족, 과음, 운동 부족 등 생활 요소와 사회의 경쟁구도, 목표달성을 향한 압박감 등에서 오는 심리적 억압이 그것이다.
결국 피로를 해결하는 길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운동이나 여가, 취미생활을 자신의 인생에 공존시키는데 있다.
간혹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을 같은 질환으로 오인하는 이들이 많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극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심각한 합병증이 야기되는 무서운 병이다.
인생이 황폐해질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미궁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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