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관련기사2. 이젠 멀티채널 센터로 진화
관련기사2. 이젠 멀티채널 센터로 진화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2.1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콜센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무실을 가득 메운 상담직원과 쉴새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약간 높은 톤으로 반복되는 말의 홍수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서비스 업체 콜센터가 이런 풍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콜센터는 좀 다른 모습이 될 듯하다.
상담원이 전화문의를 처리하는 곳 정도로 인식돼 온 콜센터가 정보기술의 발달과 초고속 통신망이 보편화되면서 전화는 물론 인터넷과 e메일, 채팅과 화상통신에 휴대전화까지 통합 운영하는 ‘멀티채널 컨택센터’(이하 컨택센터)로 변모할 전망이다.


컨택센터란 컴퓨터전화통합(CTI) 업계에서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e메일과 유무선전화, 실시간 채팅과 화상통신 등 정보기술(IT) 환경에 맞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통합 운영되는 다채널 콜센터다.
5~6년 전부터 앞다퉈 구축하기 시작한 CTI 시스템이 이제는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CTI 업체 입장에선 둔화되는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수요처를 찾을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으로 기존 콜센터 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컨택센터 솔루션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최적의 상담시스템이 진화의 포인트


수요자 입장에서도 컨택센터는 매력적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컨택센터는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병아리 시장’이다.
아직까지 콜센터에 연락하는 고객의 99%는 전화기에 의존하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지금 당장 컨택센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컨택센터가 보편화하는 시점에서 뒤늦게 시스템 교환에 뛰어들게 되면 그만큼 경쟁업체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입장에서 컨택센터 도입을 마냥 미룰 수 없는 것이다.
미래의 생존경쟁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콜센터를 컨택센터로 바꾸기 위해선 반드시 고객관리(CRM) 시스템과 연동시켜야 한다.
기존 고객으로부터 들어오는 문의전화나 e메일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념일이나 신제품 프로모션 등 추가 매출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객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아웃바운드’ 콜센터가 주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특성을 분석, 문의에 신속히 응대하고 추가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CRM 기능을 접목하는 것이다.


기업용 아웃바운드 콜센터 솔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CTI 업체 어바이어코리아 www.avaya.co.kr는 지난 10월22일 새로운 멀티채널 컨택센터인 ‘IC6.0’을 선보였다.
IC는 이전 버전까지 아시아권 언어를 지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바이어는 국내 영업 활동도 전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6.0버전에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을 추가 지원하면서 사실상 처음으로 국내 마케팅에 돌입했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상관없이 기업 고객 개개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관된 판매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게 어바이어쪽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고객의 문의를 신속히 처리하는 게 아니라 효과적 CRM 시스템과 연동, 또 다른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공격적’ 콜센터인 셈이다.


고객의 가치에 따라 적절한 응대 수준을 결정해주는 숨은 기술도 눈에 띈다.
예측 다이얼링 시스템(PDS·Predictive Dialing System)이 그것이다.
PDS는 상담원이 고객에게 전화했을 때 자동응답기나 통화중, 통화 무응답 여부를 선별해 실제 고객의 육성 응답만을 인식, 통화 가능한 최적의 시점에 있는 상담원에게 자동 연결해줌으로써 생산성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를 그 고객의 가치에 맞는 최적의 상담원에게 자동 연결해줌은 물론, 고객과의 상담시간을 예측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어바이어코리아 BCS사업부 오세호 부장은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반대로 하위 20% 고객이 전체 비용의 80%를 쓴다는 게 CRM의 정설이다”며 “상위 고객이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담원과 연결됐을 경우 업체에서 입는 손실은 막대하다.
이런 예측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불필요한 통화를 줄이고 고객의 가치에 맞는 최적의 상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컨택센터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설명했다.


기존 콜센터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www.gmsh.co.kr은 10월 중순 아웃바운드 콜을 이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업계 최초로 PDS를 도입했다.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텔레마케팅과 미입금 통보, 휴면계좌 공지 등 종합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CRM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SK C&C www.skcc.com도 CTI 기반 CRM 솔루션 업체 로커스 www.locus.com와 손잡고 지난 9월 SK텔레콤의 기존 011 콜센터에 017 콜센터를 통합, 모두 5천석 규모의 통합 콜센터를 구축했다.
SK신세기통신과 합병하면서 이원화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최종 단계로 이뤄진 사업이다.
삼성·교보·대한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도 콜센터 규모를 1천석 이상으로 확대했으며 CS39쇼핑은 각 지역의 콜센터를 하나의 전화번호로 통합, 고객이 전화를 걸면 가까운 지역 콜센터가 자동 연결되는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임대형 컨택센터 서비스 업체도 등장


신한은행의 경우 콜센터 솔루션을 교체한 후 고객 서비스와 업무효율이 향상된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CTI와 콜센터관리시스템(CMS·Call Management System), 전화응답서비스(ARS) 및 상담원 애플리케이션 등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최근 콜센터 교환기(ACD) 교체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일반 사설망과 웹 콜센터를 혼용할 수 없어 따로 구축해야 했던 기존 교환기를 두 채널을 통합 지원하는 교환기로 교체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은 상담원별·업무별·콜 유형별 다양한 분석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상담원별 특성을 반영한 고객응대가 가능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은 상담원별로 하루 약 1시간 이상 응대시간을 늘리는 성과를 올렸다.


기존 콜센터 운영 업체들이 업그레이드 움직임을 보이자, 통합 컨택센터를 임대 형식으로 서비스하는 방식도 최근 생겨났다.
무인 금융 서비스 전문업체 한네트 www.hannet.net는 10월말 1200석 규모의 애플리케이션 임대 서비스(ASP) 전용 컨택센터인 ‘ASP 멀티채널 컨택센터’를 열었다.
주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각종 장비나 애플리케이션을 임대하고 아웃소싱과 컨설팅까지 포함한 임대형 통합 컨택센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웃소싱 형태의 일종이지만, 각 기업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애플리케이션과 장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단계 진화된 방식이다.


이와 같이 고객 응대가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업체들 입장에선 콜센터가 갈수록 미래 경쟁력 확보의 키워드로 대두하고 있다.
수동적 전화 응대에서 적극적 수익 창출 수단으로 바뀌어가는 콜센터의 역할에 맞춰, 새로운 통합 고객응대 서비스를 위한 멀티채널 컨택센터의 도입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