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인사담당자 인터뷰] 이해균 / 신용보증기금 이사
[인사담당자 인터뷰] 이해균 / 신용보증기금 이사
  • 이현숙 기자
  • 승인 2002.1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 중소기업시대를 열어갑니다.


신용보증기금의 명함을 보면 먼저 이런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띈다.
신보는 1976년 정부와 금융기관에서 출연해 만든 특수금융기관이다.
중소기업 신용조사, 신용평가, 신용보증 등이 주요 업무다.
중소기업이 담보없이 신용보증만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회사인 셈이다.


이해균 인사담당이사는 중소기업 지원센터에 걸맞는 자질 ‘세가지’를 꼬집어 강조한다.
“ 우리회사는 공기관 성격이 강한 금융회사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도덕성, 윤리성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 실제로 신보는 다른 금융기관들보다도 한발 앞서 93년 윤리지침을 만들어 적극적인 윤리경영을 펼쳐오고 있다.
전직원이 모일 때는 늘 행사전에 윤리지침을 함께 읽고, 코팅지로 만들어 지갑 속에 넣어다닌다.


그리고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 서비스마인드 역시 중요한 자질로 평가된다.
이 이사는 “문턱이 높다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고객친화적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 들어 ‘We Partner 2002’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의 서비스마인드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더 중점적으로 보는 자질은 전문성이다.
이 이사는 “업계동향과 재무제표를 이해할 수 있는 식견, 기업대표를 응대하는 대화기법 등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신용평가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눈여겨 본다고 한다.


신보의 직원채용에는 필기시험이 없다.
이 이사는 “지원자들의 실력이 비슷해 시험으로는 사실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인성검사와 면접으로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면접은 임원면접과 실무자면접 두 가지가 같은 날 동시에 이뤄진다.
각각의 면접점수 비중은 40%, 60%이다.
실무자면접이 채용평가 방법 가운데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임원면접에서는 기본적 품성과 인성, 적응력에 주안을 두고, 실무자 면접에서는 전공지식을 본다.


실무자면접에는 차장 이하의 실무자 6명이 참석한다.
특히 여성지원자가 30%를 넘어선 요즘에는 여직원 1명도 꼭 자리를 함께 한다.
이들 면접관들의 전공은 상경, 법정, 기타 등으로 골고루 나눠져 있다.
면접관들은 면접자에 대해 전공, 자격증, 영어성적 이외에는 아무런 사전 정보를 받지 않아 아주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주요 면접내용은 전공지식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예를들면, 법학 전공자에게는 ‘미필적 고의’의 기본개념에 대해, 주식투자 경험자에게는 ‘써킷 브레이크’ 뜻을 물어보기도 한다.
상경계 전공자에게는 썩은 사과와 정상 사과가 10개 있을 때 배분하는 원리를 경제논리와 이론을 들어서 설명하도록 한다.
면접관들은 약 300여개의 질문 리스트를 가지고 면접자의 전공이나 경험, 관심을 고려해 질문을 던진다.


실제 대학가에서는 신보의 실무자 면접이 어렵다고 소문이 나 있다.
일반 기업들의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은 대개 정답이 없고, 재치나 논리력 등을 가늠하는 정도다.
하지만 신보의 실무자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은 모두 정답이 있고, 공부를 안하면 답하기 어렵다.
전공지식의 깊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힘든 관문을 통과한 신입사원들은 채용된 후 4개월여간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한 달간의 합숙훈련이 있다.
기본적인 회사 업무개요를 익히고 팀웍 훈련을 받는다.
더불어 1주일간의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대체로 지방에 있는 고아원, 지체 부자유자 시설, 양로원 등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수발하며 봉사정신과 서비스 마인드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합숙훈련이 끝나면 입사 때 지원했던 희망근무부서나 지점 등에 배치를 받게 된다.
신보는 기획부서기능을 하는 본부와 전국에 82개 영업점을 갖고 있다.
신입사원은 우선 영업점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장경험을 통해 실무감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가끔 다른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에 다니다 신보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신보의 급여나 복지제도 수준은 여타 금융기관이나 대기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왜 신보로 옮기고 싶어하는 것일까? 이 이사는 “여러가지 업무를 돌아가며 하게 되는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기업체 심사와 평가라는 업무의 성격상 전문성이 강하다”며 “제너럴리스트보다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직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신보는 전직원을 중소기업 신용평가 전문가로 길러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학원 학비지급, 자격증 준비지원, 사이버교육, 어학연수, 해외파견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이 이사는 “앞으로는 해외연수 기획, MBA 문호개방, 해외유관기관과의 협력업무 추진 등을 통해 직원들의 국제적 감각도 키워 주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