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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무점포 창업, 제1자산은 ‘몸’
[창업]무점포 창업, 제1자산은 ‘몸’
  • 임영서/ 맥창업정보시스템 소
  • 승인 2002.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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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을 쓰면 된다.
점포가 없으면 몸이 곧 점포다.
요새 통신, 방문, 위탁, 이동식 판매 등 점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업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점포 없이 창업해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면서 무점포 창업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계제작 업체를 운영하다 도산의 아픔을 겪은 황은옥(50)씨는 딱 700만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장기 할부로 냉장탑차를 구입하기 위해 쓴 300만원의 계약금, 자동차 도색과 디자인, 홍보전단지 제작에 쓴 100여만원, 물품 보증금으로 건 400여만원이 창업에 들어간 자금의 전부다.
이것으로 그가 시작한 사업은 콩나물, 두부, 상추, 깻잎 등 국산 무공해 농산물과 된장 등 전통식품, 자연산 나물과 달걀 등 자연식품을 슈퍼 등 80여개 납품처에 2~3일에 한번 배달해주는 일이었다.
현재 월 순수익은 250만~300만원. 수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만 일하고 매주 일요일은 쉰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적은 금액은 아니다.



업종 선정 이전에 창업형태 정해라


황씨의 성공포인트는 세가지. 우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확보해 납품처에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송시간을 철저히 지켰다.
이를 위해 그는 건강 관리, 자기 관리를 철저히 했다.
창업 아이템도 잘 잡았다.
식품은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식품, 무공해식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황씨가 자신의 자산 규모에 맞지 않게 무리하게 창업했다면 이자, 월부금 등 지출이 많아져 매달 손에 쥘 수 있는 이익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투자 가능 금액에 맞게 창업 형태를 선정하는 것은 업종 선정 이전에 해야 할 첫번째 작업이다.
점포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생각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하는 데 드는 투자비율을 보면 점포 임대구입비가 60%, 개점개업에 따른 시설·집기비용이 30%, 예비비가 10%로 점포 임대료가 창업에서 절대적으로 높다.
5천만원 정도로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가 가장 많은 현실에서 높은 임대료는 창업의 큰 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씨는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식 점포 창업을 선택해 창업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도 무점포 창업의 중요한 성공요소다.
무점포 창업은 대개 창업자 혼자 일하거나 가족끼리 일한다.
때문에 출퇴근이나 업무시간 관리가 해이해지기 쉽다.
이렇게 나태해지다 보면 매출을 늘리기가 어렵다.
또 무점포 창업에선 창업자의 몸이 곧 자산이다.
대신 일해줄 종업원도 없는 상황에서 창업자가 건강이나 시간을 잘못 관리하면 고객의 신뢰는 바로 떨어지고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무점포 창업을 할 때 점포 창업보다 강조되는 변수가 또 하나 있다.
상품의 질이다.
점포 창업을 했을 땐 인테리어, 상품 진열 등 점포 그 자체가 상품에 사고 싶은 이미지, 믿음이 가는 이미지를 만들어줘 상품의 질을 다소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무점포 창업은 그런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상품의 질이 판매에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질 좋은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선 다양한 구매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놔야 한다.



적성과 역량 고려, 아이템 골라야


창업 아이템은 이왕이면 창업자의 적성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무점포 창업은 창업자본이 적게 들어서 그런지 사업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창업자가 꽤 많다.
그럴 때 창업자의 적성이 사업 아이템과 잘 맞으면 오래 버틸 수 있다.
취미를 창업에 연결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옷에 관심이 많다면 잔치 예복을 수집한 뒤 인터넷을 활용해서 대여하는 의류대여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잔치떡을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배달하는 사업도 할 수 있다.


적성과 함께 자신의 역량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에 자신이 있다면 자신의 노동력을 백분 활용하는 아이템을 골라야 성공도가 높아진다.
특정 분야에 전문지식이나 자격증이 있다면 그것을 활용해 사업 아이템을 잡는 게 유리하다.
대인관계가 좋다면 인맥을 활용한 영업 중심의 사업에 도전하자.

최근 무점포 창업의 업종을 보면 방문판매, 통신판매뿐만 아니라 이동식 판매, 출장 서비스, 대행 서비스, 교육 서비스, 건강관리까지 매우 다양하다.
무점포 창업여건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바뀌어 점포가 없다는 점이 핸디캡이 되지는 않는다.
인터넷이나 카탈로그 활성화로 사업 주체의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의식과 시장환경도 개선됐다.


이런 추세로 가다간 머지않은 미래엔 무점포 창업이 점포 창업의 매출을 뛰어넘을지도 모른다.
점포 창업의 틈새를 잘만 공략하면 점포 창업보다 투자자본은 적게 들이고 이익은 높일 수 있다.
점포가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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