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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거래] 대웅, 기업분할하자마자 곤두박질
[내부자거래] 대웅, 기업분할하자마자 곤두박질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2.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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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할을 마친 대웅(옛 대웅제약) 임원들이 주식을 사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월8일 윤영환 대웅 회장이 먼저 자사주식 2만5600주를 사들였다.
평균 매수단가는 1만1566원, 모두 2억9609만원어치였다.
이어 11월11일에는 윤재승 사장과 윤영 이사가 각각 8500주와 1만2900주를 사들였다.
각각 윤 회장의 셋째아들과 맏딸이다.
또 이들과 친척 관계에 있는 홍지숙씨도 이날 4300주를 사들였다.
이들의 평균 매수단가는 1만1483원, 모두 2억9512만원어치였다.
대웅 관계자는 “기업분할한 뒤로 주가가 심각하게 빠졌다”면서 “임원들이 주가를 떠받치려고 앞장서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원들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다들 지금 주가가 터무니없이 빠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웅은 10월1일 처방약 중심의 사업전문회사인 대웅제약과 일반의약품 부문을 포함한 신규 사업개발과 자회사 관리를 맡는 투자전문회사 대웅으로 분할됐다.
분할 비율은 대웅제약과 대웅이 8 대 2였다.
분할된 신주는 한달 동안 매매정지 기간을 거쳐 11월1일부터 거래됐다.
두 회사 주가는 거래가 시작되던 첫날 하한가를 찍은 뒤 내내 빠지기만 했다.
매매정기 기간 동안 다른 제약회사들 주가가 크게 빠졌던 탓도 있겠지만 기업분할을 보는 시장의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탓이 더 크다.
두 회사를 보는 전문가들 평가는 서로 다르다.
대웅은 매도나 중립 의견이 많고 대웅제약은 매수 의견이 많다.
대웅은 자회사에서 받는 광고나 관리용역 수익 말고는 다른 수익원이 없다.
앞으로 헬스케어나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돋보인다.
전문의약품 사업부가 워낙 탄탄한데다 이번에 골치 아픈 신규 사업부문을 대웅에게 떼어주면서 재무구조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주회사인 대웅의 지원을 받아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빠지기는 했지만 대웅의 주가 하락폭이 훨씬 크다.
대웅은 원래 평가가격이 4만1100원으로 잡혀있었는데 거래 첫날인 11월1일 기준가가 2만550원으로 정해졌다.
그리고 11월14일에는 9790원까지 빠졌다.
기업분할 이후 6개 증권사가 내놓은 적정주가 평균은 2만1157원이다.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빠진 셈이다.
조윤정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특성상 적정주가를 높게 쳐주기는 어렵지만 지금 주가는 너무 빠진 느낌이 든다”면서 대웅의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높여잡았다.
임원들이 앞다투어 주식을 사들였지만 주가를 떠받치기에는 힘이 달렸다.
분할을 앞둔 9월27일까지만 해도 대웅의 시가총액은 2160억원이었는데 분할된 뒤 두 회사 시가총액의 합은 11월14일 168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날 LG전자나 LG화학이 기업분할 과정에서 그랬듯이 주식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대주주들만 이익을 보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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