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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세계] 잡서치를 결산해보니…
[MBA세계] 잡서치를 결산해보니…
  • 이철민/ 보스턴컨설팅그룹 컨
  • 승인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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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 중순을 넘어 더램에도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풀타임 잡서치가 진행된 2학년 2학기는 그렇게 빨리 지나갔던 것이다.
기말고사가 끝날 무렵이 되자 나를 포함해 주변 동기들의 잡서치는 거의 완결돼갔다.
흔히 말하는 ‘닷컴 거품’의 끝자락이기는 했지만 전세계 경기의 훈풍이 아직 남아 있던 터라 별다른 낙오자는 없었다.
오히려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제의 중 최종 선택을 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주변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기들의 잡서치 결과를 정리해보니 몇가지 재미있는 유형이 보였다.
우선 주변 한국인 동기들의 경우 대부분 컨설턴트로 서울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경우와 국내에 있는 외국계 소비재 업체로 진출한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컨설팅 업계로 간 것이다.
이 결과는 내 경우처럼 모두들 MBA 이전의 경력이 컨설팅이나 대기업의 비재무쪽이어서, 처음부터 투자은행 등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이유가 컸다.
게다가 서머인턴을 컨설팅 회사에서 하고 나서 모두 풀타임 오퍼를 받았기 때문에 특별히 잡서치를 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도 비슷했다.
한편 중국 출신 동기들과 인도 출신 동기들의 경우 단 한명도 예외없이 모두 미국에 남기로 결정했다.
물론 진출하는 분야는 컨설팅, 투자은행, 일반기업 등 다양했지만, 단 한명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건 다른 외국인 동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런 차이의 원인은 누누이 말한 것처럼 일단 언어에 있다.
대부분의 인도 출신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 출신 동기들마저 거의 불편함 없는 영어를 구사했던 것이다.
더불어 미국내 인도계와 중국계 시민들이 워낙 많아, 기업들 입장에서 봤을 때 충분한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중국이나 인도로 돌아갔을 경우 MBA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컨설팅 회사와 투자은행들이 사무실을 열고 있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인 동기들의 경우 정반대였다.
회사로부터 스폰서 제의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잡서치를 했던 일본인 동기들이 모두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것도 투자은행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일본의 특성상 한국 등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외국인보다는 미국에서 MBA 교육을 받은 일본인들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밖의 외국인 동기들은 별다른 특성을 찾기 어려웠다.
대체로 유럽 출신들은 미국에 남는 경우가 많았고, 멕시코나 브라질 등 남미 출신들은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정도가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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