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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거래] “이익실현 차원, 악재는 없다”
[내부자거래] “이익실현 차원, 악재는 없다”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2.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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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임원들이 앞다투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데도 아랑곳없이 주가가 오르는 회사가 있다.
플로터를 만드는 ‘디지아이’가 그곳이다.
플로터는 옥외 광고물을 인쇄하는 데 쓰는 대형 프린터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 경쟁상대는 많지 않다.
전세계 중소형 플로터 시장에서 디지아이의 시장점유율은 70%를 넘어선다.
가격도 다른 회사 제품의 절반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영업이익률은 30%를 훌쩍 넘어선다.
분기마다 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다.
내부자거래 정보제공 업체 아이스코어 www.iscore.co.kr에 따르면 최관수 사장은 11월7일 자사주식 36만6천주를 내다팔았다.
평균 매도단가는 1만8674원, 모두 68억3400만원어치였다.
최 사장은 이에 앞서 10월24일에도 15만주를 내다팔았다.
평균 매도단가는 1만7976원, 모두 26억9640만원어치였다.
최 사장뿐만 아니다.
최 사장의 동생인 최근수 부사장과 우복식 이사, 최 사장의 친척인 최문수씨와 김용환씨는 10월7일부터 10월30일까지 4만6700주를 내다팔았다.
평균 매도단가는 1만8823원, 모두 8억7905만원어치였다.
최 사장을 비롯한 10명의 특별관계인들 지분 비율은 10월1일 60.1%에서 55.0%로 줄어들었다.
주가는 이들이 주식을 내다파는 가운데도 10월11일 1만5350원에서 11월21일에는 2만700원까지 탄탄히 치고 올랐다.
디지아이 관계자는 “단순히 이익실현 차원에서 내다팔았을 뿐 회사에 다른 악재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 사장은 100억원어치에 이르는 주식을 직접 시장에 내다팔지 않고 관심을 보이던 외국 기관투자자에게 자전 거래 형식으로 물량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그 외국 기관투자자가 어디인가 밝히지는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 비율은 11월1일 4.7%에서 11월21일 10.6%로 훌쩍 뛰어올랐다.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최 사장은 당분간 주식을 더 내다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주가도 탄탄히 오르고 있는데 굳이 지금 내다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10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0% 늘어난 29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72.1% 늘어난 125억원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6.0%에서 올해는 42.2%로 크게 높아졌다.
순이익은 10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이익 53억원의 두배 규모에 이른다.
플로터 시장은 적어도 앞으로 2~3년은 이런 성장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6월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2.1%밖에 안 된다.
송민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과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놀랄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 디지아이의 6개월 적정주가를 2만2900원으로 잡았다.
남권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수익성 높은 신제품 덕분에 내년에도 29.2%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6개월 적정주가를 2만4600원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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