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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회의] 이주병 / 신흥증권 선임연구원
[투자전략회의] 이주병 / 신흥증권 선임연구원
  • 이현숙 기자
  • 승인 2002.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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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추 요즘 음식료업종의 전체적 상황은 어떤가.

이주병 전형적 내수주로 지난해 9·11 테러사건 이후 주가상승 혜택을 많이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제 곡물가격 안정과 환율하락으로 기업실적이 좋아져 주가는 강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곡물가격이 들썩거리고 환율효과가 줄어들어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도 약세로 돌아섰다.


사비에 최근 시장에서 CJ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내년 삼성생명 상장 관련해서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이주병 CJ는 음식료업종의 대표기업이다.
올해는 기업 내실면에서 많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음료와 화장품 사업부문을 매각했고, 도매와 해외사업쪽을 축소했다.
그리고 의약·생명, 음식료 부문으로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이익률은 더 좋아졌다.
게다가 지분평가익도 높아졌다.
삼성생명 주식 190만주를 가지고 있는데, 상장과 관련해 수혜의 정도를 지금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CJ는 이미 39쇼핑을 인수할 때 현금 대신 일부를 삼성생명 주식으로 치렀다.
그리고 앞으로도 현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팔 수 있기 때문에 상장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봉추 CJ는 올해 해외법인에서 손실을 크게 입었다고 한다.
어떻게 된 건가.

이주병 CSI(제일삼성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법 평가에서 140억 손해가 난 것이다.
독과점과 관련해 소송이 걸려 있다.
이것을 충당금 형식으로 3분기 실적에 미리 반영했다고 한다.


사비에 그래서 주가가 바닥에서 내내 긴 것인가.(웃음)

이주병 올해 손실부분을 다 털어내고 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외형적 성장은 둔화됐지만 실제 기업내실은 더 좋아졌다.
올해 영업이익은 상당히 많이 났다.
전체 매출은 3분기 누적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춰 매출은 2.5% , 영업이익은 14.9% 늘었다.


사비에 그럼 지금 주가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봐도 되나.

이주병 그렇게 봐도 좋다.


여의도반달곰 음식료업종의 한축이 음료·주류업종인데, 올해는 태풍이나 수해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를 보지 않았나.

이주병 하이트와 국순당은 손해를 봤다.
맥주 소비는 날씨에 민감하다.
수해가 나면서 맥주 소비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득을 본 기업도 있다.
농심은 라면과 생수 등 수해지역 지원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여의도반달곰 농심이 라면 가격을 올려 다른 업체들도 따라서 인상할 거라는 예상이 있다.
그러면 라면업체들의 순익도 증가하는 건가.

이주병 라면값 인상은 내년 실적에 상당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라면시장 매출의 66%를 차지할 만큼 독점적 위치에 있어 매력적이다.
농심의 적정주가는 10만원으로 본다.
그동안은 성장성이 주가상승의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생수, 무균 밥, 해외진출 등 신규사업 진행으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씻어냈다.


사비에 즉석밥 시장은 어떤가.

이주병 즉석밥 시장은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갑자기 손님이 오면 대접하고, 야외에 놀러갈 때 가져가려고 사두는 경우가 많다.
마진율도 상당히 좋다고 한다.


리딩히터 롯데칠성은 주가가 4, 5월까지 상승하다가 9월 이후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롯데칠성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주도했는데,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펀드 청산 물량이 많이 나와 떨어진 거라고 하는데 사실인가.

이주병 롯데 관련주는 말을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
주가도 너무 비싸고 유통물량이 적어 기관과 개인이 들어가기에는 힘들다.
외국 펀드에서 매도했다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11월 중에 외국인들이 많지는 않지만 다시 사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사비에 롯데는 IR(투자홍보)를 안 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주가부양, 증자 의향이 있는 걸로 바뀌고 있다는 말이 있다.
낭설인가.(웃음)

이주병 롯데제과에는 딱 한번 다녀왔다.
다른 상장사들은 대체로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방문을 반긴다.
하지만 롯데는 방문이유, 질문지를 만들어 결제를 받아야 할 만큼 까다롭다.
최근 러시아에 백화점 설립, 롯데제과의 건강식품 사업 진출 등으로 약간 변화가 보였지만 공정공시제도로 다시 주춤하고 있다.


사비에 한동안 내수주가 엄청나게 약세를 보이면서 음식료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금부터 연말까지 반등해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는가. 모멘텀이 있기 위해서는 어떤 시그널을 주시해야 하는지 조언을 달라.

이주병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미국 시장, 대선변수, 가계대출 부실 등으로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게다가 소비심리도 얼어붙을 조짐이 보인다.
소비자신뢰지수 등 관련지표들이 1년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우선 이러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는지 봐야 한다.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투자포인트는 외국인이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음식료 중에서 실적, 성장성 등의 모멘텀을 갖고 있는 종목들이다.


봉추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인가.

이주병 11월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는 음식료 종목은 농심, 대한제당, 동양제과, 롯데칠성음료, 삼양사, 삼양제닉스, 크라운제과, 풀무원, 하이트맥주 등이다.
이 가운데 삼양사, 삼양제닉스, 풀무원 등이 20% 이상 증가해 두드러졌다.
외국인들이 음식료업종 중에서 실적이 좋고 성장성이 있는 종목들의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봉추 특히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종목은 어떤 것인가.

이주병 농심, 동양제과, 삼양사, 풀무원 정도다.
동양제과는 최근 제과시장의 급신장, 계열사 실적호전(100억 평가익), 차입금이 축소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의 호재가 있다.
풀무원은 외국인들이 최근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갱신했다.
생식품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시장지배력 확대로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적정주가는 5만5천으로 보고 있다.


사비에 외국인들이 풀무원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뭔가.

이주병 외국인들은 기업의 성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향후 10년 후에 어떻게 될지, CEO의 경영능력은 어떤지를 우선적으로 본다.
풀무원은 이런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나왔던 지주회사 설립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생식품사업, 기타 투자사업 두분야로 나뉜다.
그동안 지분이 약간 복잡해, 기업 투명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실적이 워낙 좋다.
게다가 물류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재고가 거의 없다.
그래서 생식품의 제품질도 탁월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리딩히터 끝으로 음식료업종의 투자매력과 포인트를 정리해달라.

이주병 음식료업체들은 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제품가격에 반영하면 된다.
비싸서 덜 살 수는 있지만 안 살 수는 없다.
그리고 신제품이 나오면 또 산다.
하반기 들어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상승 모멘텀이 많이 약화됐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하게 되면 내수주부터 시작된다.
외국인들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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