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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클리닉] 시도 때도 없이 흘러서...
[섹스 클리닉] 시도 때도 없이 흘러서...
  • 박석준/ 동일한의원 원장
  • 승인 2002.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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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내가 상담을 맡았던 어떤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 ‘흘러서…’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평소 다른 문의에는 보통 많아야 50회 정도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데 위의 글은 무려 200회가 넘었다.
상담도 해야겠지만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나도 얼른 열어보았다.
내용은 30대 초반의 미혼 남성이 사정을 하는 것도 아닌데 평소 정이 자꾸 조금씩 흘러서 늘 축축하니 무슨 방법이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정이 흘러나오는 것을 유정이라고 한다.
유정은 잠들어 꿈을 꾸면서 나오기도 하고 잠과 관계없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유정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쓰거나 섹스가 지나치거나 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생기는 경우가 있고, 너무 맛이 진한 음식이나 양주처럼 도수가 높은 술을 많이 마셔도 생길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유정의 원인을 세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째, 어린 나이에 기가 너무 왕성하거나, 홀아비들이 스스로 삼가거나 정욕을 강제로 억제하면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게 된다.
이는 마치 항아리가 가득 차서 넘치는 것과 같으니 약은 쓸 필요가 없다.
둘째, 심장의 기가 약하거나 열을 받아 양기를 수렴하지 못해서 나온다.
이는 마치 항아리가 기울어져 물이 흘러나오는 것과 같다.
이런 경우는 병이 가볍다.
셋째, 장부가 오랜 동안 약해져서 몸의 정기가 손상되면 심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콩팥도 약해져 정을 다스리지 못하게 된다.
이는 마치 항아리가 깨져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과 같으니 병은 무겁다.
이때는 크게 보(補)하는 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유정이 있으면 대개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노곤하고 정신이 흐리며, 혹은 귀가 울리면서 허리에 힘이 없거나 아프기도 하고 얼굴에 핏기가 없고 우울하며 허리와 손발이 싸늘하고 절로 땀이 나는 경우도 있다.
맛이 진한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유정은 몸이 무거우며 입이 쓰고 목이 마르며 오줌이 붉다.
유정을 고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그중 섹스로 고치는 방법이 '소녀경'에 나와 있다.
이 방법은 고정(固精)이라고 하는데, 여자가 옆으로 눕고 다리를 벌리면 남자도 같이 옆으로 누워 그 사이로 열여덟(2×9) 번 하고 그친다.
그렇게 하면 남자는 흘러나오는 정을 굳게 할 수 있고 여자는 자궁출혈(여성 성기 부정 출혈)을 고칠 수 있다.
하루에 두 번씩 15일 동안 하면 낫는다고 한다.
물론 이런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간요법으로 오미자와 산수유를 먹으면 좋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한의학 치료로 들어가야 한다.
유정은 심장과 연관이 깊다.
원래 우리 몸의 정을 거두고 저장하는 기능을 책임지는 것은 콩팥이다.
그것을 잘 통하게 하고 내보내는 기능을 맡은 것은 간이다.
그렇지만 이를 모두 통제하는 것은 심장이다.
다시 말해서 심장이 함부로 요동치지 않으면 정도 함부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오직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들여서 마음을 길러라’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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