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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메모] CEO의, CEO에 의한?
[편집장 메모] CEO의, CEO에 의한?
  • 편집장 직무대행 최우성
  • 승인 2002.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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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입에 올리는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단어는 demos(군중, 다수)와 cracy(지배)가 합쳐진 것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란 말에 담겨진 뜻이 ‘다수에 의한 지배’라고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헌데 요즘 주위에는 CEOcracy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캦?있습니다.
아마도 CEO에다 cracy를 붙여놓은 것이겠지요. ‘CEO에 의한 지배’!?. 물론 CEO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따위의 단순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닐 겁니다.
오히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리가 하나의 기업을 바라볼 때 언제나 CEO라는 존재를 무조건 그 중심에 놓는다는 사실을 한번쯤 일깨우려는 것이 아닐까 감히 헤아려봅니다.
잠시 대형 도서매장의 경제 관련 서적 진열대로 눈길을 한번 돌려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무수히 많은 책들 가운데 제목에서 CEO와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피해간 책을 ?틤릴?어렵게 된 지 이미 오랩니다.
기업을 다룬 책이건, 한 나라의 경제전반을 다룬 책이건??CEO라는 소재를 택하지 않고서는 이제 더이상 얘기가 먹혀들지 않게 된 건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CEOcracy란 말이 충분히 나옴직한 상황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는 이 CEO라는 단어가 참으로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해보곤 합니다.
예전에는 그저 사장이니, 대표니 하는 따위의 표현이 이 사람들을 지칭하는 데 쓰였습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나라 경제의 운명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을 정도 규모의 대기업이건, 혹은 마음이 맞는 몇명이서 꾸려가는 자그마한 회사건??그 기업을 책임지고 나선 사람들 명함엔 어김없이 CEO란 글자가 박혀 있습니다.
아마도 CEO란 단어에서는 왠지 우두머리나 보스하면 연상되는 투박하고 거친 모습보다는 세련되고 합리적 풍모가 풍겨나오는지도 모?黴윱求? 끈끈한 인맥으로 연결된 최고경영자과정이 연상되기도 하구요. 굳이 기업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하나의 조직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의레 CEO형 지도자라고 자신을 내세우는 것도 어찌보면 모두 CEO란 단어가 가진 묘한 매력 탓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고졸 CEO’란 표현은 어떨까요? 이 자리에서 쓸데없이 학력 얘기를 들먹거릴 마음은 추??없다는 걸 분명히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어찌보면 어딘지 잘 어울릴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에도 우리 곁에서 묵묵히 도전인생을 펼쳐나가는 많은 분들의 생생한 삶이 담겨져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2002년도 얼마 남지 않은 이때, 'Economy21' 127호는고졸 출신 CEO 4인방의 도전인생을 전합니다.
때로는 바보 소리를 듣기에 충분할 만큼 우직하게 원칙을 지켜나가지만, 또 한편으로 이들은 시대의 변화를 재빨리 잡아낼 만큼 예리한 눈초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침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네요.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등록도 모두 끝났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30년 만에 유력한 양대 후보가 맞서는 형국을 보일 거라고들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그 가운데 한 후보 역시 ’고졸’이라는 딱지를 늘 달고 다닙니다.
그 후보에겐 씻을 수 없는 약점일 수도 있겠지요. 어찌됐든 멋진 도전인생을 펼치며 정치판을 달구고 있는 그 후보처럼 여기 소개된 ‘고졸 CEO’들도 각기 자기 나름의 도전인생을 가꿔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괜시리 정치판 이야기를 슬쩍 끌어대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일랑은 거두시고, 우리 곁에 있는 ‘또 다른’ CEO들의 목소리를 한번쯤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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