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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6. 투자 포트폴리오 어떻게 짤까
관련기사6. 투자 포트폴리오 어떻게 짤까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2.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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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후 정부 출범 첫해, 주식시장은 늘 호황을 누렸다.
이에 비해 부동산값은 안정세를 보이거나 폭락했다.
내년에도 이러한 법칙이 이어질 것인가.

우선 주식은 상반기 실물경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의 움직임이 변수이기는 하다.
다행히 최근 미국 경제의 긍정적 신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재테크의 왕자’로 군림했던 부동산은 내년에는 투자열기가 급속히 식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새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계속 실시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주택공급 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쏟아져 나온 증권사 보고서들을 보면 한결같이 대선 전 한달, 대선 후 한달 동안은 주가가 상승세를 탄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현대투신증권 리서치센터는 80년부터 97년까지 다섯차례 대선 전후 기간의 주가변동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80년 11대 선거를 제외하고 네차례 대선에서 선거가 끝난 뒤 한달 동안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선 전 한달 동안 오르는 현상은 80년, 87년, 92년 등 세차례 나타났다.



네차례 대선, 선거 후 한달 주가 강세


현투증권 박주식 리서치센터장은 이렇게 분석한다.
“대선이 있는 해엔 정부의 국정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부진과 증시 침체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대선 직전 유력한 후보가 부각되면 신정부 출범 뒤 리더십 강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죠. 당연히 주가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주가 상승세 조짐은 증시유동성, 외국인 매수세에서 엿볼 수 있다.
SK증권은 과거 대선 때마다 고객예탁금은 선행적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87년, 92년, 97년 모두 11월 들어 고객예탁금이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고객예탁금이 12월초엔 잠시 줄어들었다가 대선 이후 재차 증가했다는 점이다.
외국인 매수세를 보면 대선 2개월 전, 혹은 대선 직전에 순매수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SK증권은 이번 대선에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될 조짐이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10월 이후 고객예탁금은 증가세를 타고 있고, 외국인도 2개월 연속 순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동행지수 역시 대선 뒤 상승했다.
87년을 제외하고는 대선 전 우리 경제는 마치 징크스처럼 침체에 빠져들곤 했다.
80년, 92년, 97년은 우리 경제사에 가장 암울한 시기로 기록돼 있다.
87년엔 미국에서 ‘블랙먼데이’가 발생해 경기선행지수가 위축됐다.
92년, 97년은 전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온 해이기도 했다.
필연인지 우연인지는 모르나 80년 이후 다섯차례 대선마다 경제지표는 좋지 않았던 셈이다.
87년을 제외하고 대선 이후 경제지표들은 시간차를 두고 좋아졌다.


이 때문에 투자전략가들은 내년엔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때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주가가 대선 직후 탄력을 받다가 1분기엔 하락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때 주식 보유를 확대하면 하반기 상승장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주가 흐름과 동조화가 강해진 채권수익률은 내년 하반기에 주가가 오르면서 동반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즉 채권가격은 하반기에 떨어질 전망이다.
김 실장은 ‘주식 65%, 채권 25%, 현금 10% 보유’ 의 자산배분전략를 권한다.
업종으로는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주, 국민은행 등 은행주, LG생명과학 등 바이오주가 유망해 보인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타날 테마주에 투자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투증권 박주식 리서치센터장은 이회창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방위산업주에, 노무현씨가 당선되면 건설주에 테마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회창씨는 국방에, 노무현씨는 북한 경제협력에 주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북한 경협이 활성화되면 철도 등 SOC 투자가 늘어 건설업종엔 호재가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센터장은 “하반기에 세계경제 회복세가 완연하나마 확연하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내년 상반기엔 수출 관련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새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나타날 테마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92년 대선 이후 부동산 값은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노태우 정부가 세운 주택 200만호 건설방안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97년 대선 직후에는 IMF 경제위기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대부분의 부동산 상품이 폭락했다.
올해도 ‘대선 뒤 부동산 값 하락’이라는 공식이 이어질까.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누가 되든 정권 초기에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주택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집값이 오르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가수요자도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김 이사는 “올해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내년에 정부가 부동산 세제 등을 통한 투기억제 정책을 이어간다면 투자심리는 진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결국 내년도 부동산시장은 하향 안정세 또는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락도 예상된다.



주택공급 증가, 투기억제책 지속


주택공급도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입주물량 기준으로 올해 1만8천호 늘어난 6만7931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22만9727호가 공급된다.
수요가 집중된 서울지역은 올해보다 37% 공급이 늘어나게 돼 주택가격 상승이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30%에 이르렀던 서울지역 아파트 투자수익률은 급속히 떨어질 전망이다.
김희선 이사는 “올해 아파트 투자가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했지만 내년에서는 은행 금리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지역적으로 개발 이슈가 있는 곳은 반짝 호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아파트시장은 상반기 3~4%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입주물량이 늘면서 가격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전체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이 위축될 경우 경제 운용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투기억제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내년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올해보다 못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소폭 상승하더라도 물가상승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기회비용으로 따지면 평균적으로 부동산 값 상승률이 은행금리보다 낮아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닥터아파트 곽창섭 이사는 “서울에서도 강남권, 목동, 마포 등 선호지역은 5% 정도 오르는 반면 나머지 지역은 1~2%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단기 차익을 노리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재개발, 재건축 등 상승재료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장기투자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서는 단독주택이나 단지규모가 큰 전원주택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실수요자라면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올해 말이나 내년 하반기가 주택을 구입하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내년도 재테크 기상도를 볼 때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부동산 투자는 줄이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좋다.
주식은 내년 1분기에 하락조정을 받은 뒤 사두면 하반기에는 상승장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는 수익률 하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은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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