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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동심 자극하는 인형 ‘고요 속 외침’
[문화] 동심 자극하는 인형 ‘고요 속 외침’
  • 김은형/ <한겨레> 문화부
  • 승인 2003.0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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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은 어린아이들의 놀잇거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훌륭한 인형극에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광한다.
실제 인물이 표현해내기 힘든 동화적 캐릭터와 움직임으로 지워지지 않을 기억을 남길 만한 인형극 두편이 1월에 한국을 찾는다.


1월7일부터 2월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의 인형극단 ‘눈’이 공연하는 '별지기'는 인간 사회와 보이지 않는 인간의 심성을 줄인형으로 형상화한 철학적 인형극이다.
대사없이 움직임과 소리만으로 연기되는 이 작품을 연기하는 퍼페티어(인형을 움직이는 사람들)들의 손은 30여년간 훈련된 놀라운 정교함으로 해외언론에서 ‘신의 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잔잔한 물결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 섬세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지느러미, 음치 아기의 자지러지는 울음까지 이들의 손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


보잘것없는 벌레의 영웅화, 남의 것을 탐내는 인간 이기심의 형상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 25가지의 개성있는 인형 캐릭터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상을 때로는 고요하게 때로는 충격적으로 관객들 앞에서 그려나간다.


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러시아 모스크바국립인형극장이 1월26일부터 2월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일종의 해설이 있는 인형발레극이다.
일반적 인형극 형태인 막대인형을 이용하지 않고 검은 옷을 입은 배우들이 보이지 않게 인형 뒤에서 조정하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인형을 연기하는 극단원 50명, 인형 의상 제작인원 55명, 무대기술 관계자 48명을 포함해 작품 관계자가 350명에 이르니 그 스케일만도 대작 오페라에 육박한다.
특히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서 무대와 인형을 새롭게 제작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볼쇼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인형들은 모두 손으로 꼼꼼하게 만들어낸 헝겊인형이다.
인형 자체가 보여주는 창의적 아름다움도 다른 공연에서도 보기 힘든 시각적 즐거움을 전한다.
특별출연으로 한국 배우인 서울시 뮤지컬단 출신의 뮤지컬 배우 나정윤이 극중 해설자로 출연해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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