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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급락세
[부동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급락세
  •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
  • 승인 2003.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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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반포 등 저밀도지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잠실 4단지 추가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3천만~4천만원 하락했다.
반포지구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반포주공 3단지 16평형은 7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9·4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사실상 투자성 매수가 끊긴 가운데 지난해 10월과 11월까지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11월말에는 소폭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보름 정도 소폭 하락세를 보였고, 새해로 접어들면서 저밀도 등 강남 일부지역에 투매현상이 나타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본격 대세 하락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또 재건축 아파트 급등이 전체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것처럼 재건축 급락이 전체 집값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2년간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서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했던 사람들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다.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금리인상보다는 가계대출을 억제해 총유동성을 관리하려는 정책기조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고, 그 영향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력한 투기억제책을 들고나올 것이라는 불안감도 매물이 쏟아지게 하는 한가지 요인이다.
싼 매물 설날 기점으로 점차 소화될 듯 12월 겨울방학 이사철 반등기가 오면 주변여건이 좋지 않은 아파트를 처분하려던 매도자들이 더는 기다리기 힘들어졌다.
매도 매수의 힘겨루기에서 매도자가 손을 든 셈이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재건축정책을 포함한 새 정부의 확실한 정책기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자의 관망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과 기존 대형 아파트값 하락에는 성격적 차이가 있다.
압구정동, 신사동, 대치동 등 대형 평형 아파트 값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한남동 하이페리온 등 굵직굵직한 주상복합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다름 아닌 강남권 대형 평형 아파트 거주자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 가능성도 매물 증가에 한몫 했다.
재건축시장은 규제 강화라는 정부정책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택지개발지구내 재건축 용적률도 현수준에 머물 것이다.
다만 하락세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은 먼 훗날의 일이고, 강남권 새 아파트 부족, 저금리, 투자상품 부재 등 기본구조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섣부른 예측이 될지는 몰라도 이미 지난 2년간 100% 이상 오른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1월말까지 단지별로 10~20%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정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설날을 기점으로 2월 중순부터는 싼 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담·도곡 등 저밀도지구 재건축 일반분양을 앞두고 매매가 자유로운 조합분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재건축 아파트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기존 아파트값 약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주택 소유자가 싼 값에 매물을 던질 가능성보다는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단,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입주량이 폭증하면서 아파트와 다세대 전셋값 약세는 올해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행정수도 이전이다.
관공서 하나만 이전하거나 새로 생겨도 집값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행정수도 이전이 전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 공약에 따르면 새 정부는 임기 중 4개년 또는 5개년 계획을 세워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수도권 집값 장기적으론 꾸준히 상승 행정수도는 초기 단계 인구 50만명에서 장기적으로 100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 행정의 중심지로 건설된다.
초기 단계에는 청와대와 비경제부처, 다음은 경제부처, 최종 단계에는 국회를 이전한다.
초기 단계에서 서울인구 12만명이 이주하게 된다.
계획대로 행정수도가 이전될 경우 수도권 집값은 어떻게 될까? 추진 단계인 초기 1~3년 동안은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며 이전이 본격화하면 신도시 입주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지역에서 본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다.
위원회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최근 뜨고 있는 화성 등 수도권 분양시장 과열은 많이 진정될 것이다.
또한 행정수도 이전을 계기로 강남권 재건축 투자에 집중된 여유자금이 충청권 토지나 주거단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12월 개통되는 서울~대전간 경부고속철도도 충청권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신칸센 개통 후 고속철로 출퇴근이 가능한 토쿄 외곽지역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수도권 집값도 꾸준히 오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이전 시점에서 하락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교육이나 교통 여건이 개선돼 서울, 수도권 집값도 하락하지 않고 물가상승률 정도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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