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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회의] 한영아 / 삼성증권 소비재 미디어팀장
[투자전략회의] 한영아 / 삼성증권 소비재 미디어팀장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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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추 소매업종은 경기와 가장 민감한 분야다.
전반적 흐름을 이야기한다면.

한영아 지난해 민간 소비는 8.4% 정도 성장했다.
그 성장세가 올해 1분기까지 계속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에 4.4% 정도로 떨어지고, 5% 이상 성장하는 것은 3분기에나 가능하다.
수치가 감이 잘 오지 않을 텐데, 지난 10년 평균 소비성장률이 5.2%였다.
그 기간에 극도로 소비가 위축됐던 IMF가 포함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4.4%는 굉장히 낮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쪽 회복이 더 빠를 것이다.
소비는 하반기에 나아진다.
따라서 소매업종은 올 2분기까지는 보수적 입장에서 시장평균보다 낮게 본다.


리딩히터 그래도 소매업종의 주가가 오를 계기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

한영아 정부가 정책방향을 내수경기 부양쪽으로 잡는다면 1분기 말 정도에도 가능하다.
많이 우려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꺾이는 징조가 포착된다면 그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사비에 내수 소매업체들 가운데 상장업체가 적다.


한영아 유통업이 현금이 풍부한 구조라 롯데백화점과 같은 곳이 굳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모을 이유가 없었다.
또 우리나라가 기업형 유통이 발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다.
아직도 전체 소매시장의 65%가 재래시장이다.
기업형 유통이라 해봐야 백화점밖에 없었고 그 다음에 할인점이, 그리고 편의점이 생긴 정도다.
편의점도 이전에는 잘 안 되는 사업이었는데 지금은 성장성이 높아졌다.
할인점이 생기면서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를 다 죽여서 편의점 사업이 가능해졌다.


리딩히터 할인점시장이 포화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영아 성숙시장에 들어간 것은 맞다.
2000년까지는 문을 연 점포 가운데 한 점포도 망한 게 없을 정도로 할인점 사업이 활황이었다.
그런데 2001년 처음으로 12개 점포가 망했다.
이것은 드디어 산업 안에서 격차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격차는 올해 더 심화될 것이다.
또 메이저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면 시장이 성숙했다고 본다.
할인점도 현재 빅5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섰다.
시장 성숙기에는 약체 업체들이 더욱더 어려워진다.


봉추 할인점은 국내 투자가 일단락돼 중국 투자를 가열차게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영아 신세계 이마트가 상하이에 점포 하나를 열었고, 중국 지우바이백화점과 합작벤처를 만들기로 합의한 상태다.
1997년부터 진행해왔는데 전략적 파트너가 정해졌다는 것이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나는 중국이 그리 쉬운 시장이 아닐 것으로 본다.
유통은 규제산업이다.
중국 정부가 왜 외국 회사 지분율을 49%까지로 상한선을 그었는지를 봐야 한다.
먹을 부분도 적다.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까르푸와 월마트와 같은 업체를 제치기도 어렵다.
갑자기 큰 성과를 얻기는 어렵다.


사비에 홈쇼핑이 상당히 성장성이 있는데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주가는 별로 좋지 않았다.


한영아 TV 홈쇼핑은 굉장히 좋은 사업 형태다.
현금 흐름도 좋고 설비투자 비율도 적어 투자수익률도 높다.
판매 확장성도 크다.
톱 업체들의 매출성장성은 둔화하고 있지만 이익률이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있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2003년 중반이 되면 현대홈쇼핑, 농수산쇼핑 등의 채널 재승인이 있다.
현재 홈쇼핑의 기업인수합병은 금지돼 있는데 채널 재승인을 하면 이것이 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오프라인 업체들이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
또 기본적으로 홈쇼핑은 생활필수품을 파는 업태가 아니라 경기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비에 그럼 어떤 회사가 좋은가.

한영아 현재 신세계만 매수 의견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수종목 비중을 줄인다면 신세계 비율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가가 싼 편이고 이마트가 경기 영향을 덜 받아 홈쇼핑보다는 안정적이다.


여의도반달곰 홈쇼핑 이익률이 얼마나 되나. 엄청난 사은품, 배송비 부담을 생각하면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다.


한영아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인 에비타(EBITDA) 마진율로 보면 4% 정도다.
할인점을 가진 신세계가 8.5%, 현대백화점이 9% 정도인 것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품목별로도 컴퓨터, 가전 같은 것은 거의 이익률이 없고 의류, 잡화, 보석이 높다.
지난해까지는 시장점유율 경쟁이 심해 가전 비중이 매우 높았지만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달라진다.
이익 기준으로 매출을 내야 하기 때문에 판매 제품 구성에 변화가 올 것이다.
가전, 컴퓨터의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럼 이익률이 다소 오를 것이다.


사비에 어떤 신호를 보고 내수 업체에 관심을 가지는 게 맞을까.

한영아 소비는 가처분소득과 가장 관련이 깊다.
문제는 이게 선행하지 않아서 그걸 보고 투자해서는 늦는다는 점이다.
정부 부양 정책이 어떻게 가고 있는가, 가계부채 문제, 신용카드 문제,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변동하는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번 경기회복은 지난 번처럼 도적처럼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지난해 4분기를 생각해보라. 9·11 테러 직후에 다 죽는다고 난리였는데 갑자기 주가가 좋아지고 소비가 살아났다.
그것을 예측할 선행지표가 하나도 없었다.
소비심리가 워낙 나쁘다 회복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실물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아도 소비심리만 조금 좋아지면서 수치가 꽤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상당히 완만한 상태로 좋아질 것이다.


봉추 미국 소비경제를 보려면 월마트의 주간단위 매출을 체크해보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한영아 기존점 기준 매출을 보면 좋다.
할인점 매출이 오르는 것은 일반적으로 점포를 새로 열어 느는 경우가 많아 전체 매출로는 경기를 볼 수 없다.
1년 이상 된 점포의 매출인 기존점 기준 매출이 다른 통계치보다 비교적 빨리 나와 수치 가운데에서는 낫다.


여의도반달곰 외국인들이 내수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던데.

한영아 지난 상반기에 신용카드 이용률이 높아진 것이 거품 수준은 아니었다.
소비성향이라는 지표가 있는데, 가처분소득분에서 가계지출의 비율로 잡는 수치다.
그게 지난 3분기에 72%였다.
높기는 하지만 역사적 수준에서 크게 높지는 않았다.
이보다 좋아지리라고 보기엔 어려운 수치는 된다.
긍정적인 것은 시장의 기대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좋아져도 주가는 훨씬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좀더 낮아져야 한다.
아직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
앞으로 나올 실적들도 계속 나쁘다.
12월도 별로고 이번 1분기도 아마 나쁠 것이다.


리딩히터 기업형 유통에서 좀 새로운 형태가 출현할 가능성은 없나.

한영아 신세계푸드시스템이 좋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하는데 4분기 실적도 좋고 회사 내용도 좋다.
음식점 체인점에 재료를 공급한다.
식당들이 점점 체인점화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선 농수산 유통이 가장 낙후돼 발전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밥그릇을 걸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기업에 단체급식을 위탁하는 시장도 새로 떠오르는 시장이다.
편의점도 성장주로 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는 현재 600~700평 정도의 신선식품 위주의 네이버 후드 마켓이 없다.
한층 정도의 큰 슈퍼마켓 정도로 보면 된다.
그런 체인이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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