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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재형 /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한국대표
[사람들] 이재형 /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한국대표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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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보존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싶어합니다.
일종의 두마리 토끼 잡기가 필요한 거죠.” 올 1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이재형(45) 씨티그룹 프라이빗 뱅크 한국대표는 고액 자산가들의 일반적 욕구를 이렇게 분석한다.
그는 또 한국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 비해 부동산 편중이 심하고, 은행상품 의존도가 높다.
한마디로 보수적이라는 뜻이다.
“최근엔 국내에도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와 있고, 적법한 방법으로 외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많아졌죠.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전근대적 자산관리 방법에서 벗어나야 해요.” 그는 두마리 토끼 잡기가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씨티그룹 PB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50억원 이상의 순자산, 또는 10억원 이상의 순금융자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
초기에 2억5천만원 이상을 예치할 수 있어도 된다.
하지만 이 조건에 들었다고 모두 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체 기준에 따른 내부 심사과정이 별도로 있다.
이재형 대표는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라이빗 뱅커 1인당 관리하는 고객도 40~50명으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한다.
씨티그룹 PB는 ‘종합재무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부채관리 서비스도 포함된다.
즉 현재의 재무상태에서 적정한 부채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기존 부채를 언제, 얼마나 상환하는 게 좋은지 조언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고객은 씨티그룹 PB에 대해 잘 알고 자발적으로 찾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제는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나서는 공격적 영업이 필요합니다.
”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과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재형 대표는 국내 PB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틈새’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시장조사를 해보면 PB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아직 입맛에 꼭 맞는 서비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다양한 선진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씨티그룹 PB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이유다.


이재형 대표는 프라이빗 뱅커를 최고의 금융직종으로 꼽는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곳이면 언제라도 달려가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한다.
프라이빗 뱅커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고객이다.
고객을 한명 확보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단 믿음을 얻으면 고객과 프라이빗 뱅커는 ‘평생의 동반자’가 된다.
고객은 은행보다는 프라이빗 뱅커를 보고 돈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직장이 바뀌어도 고객이 있는 한 평생 일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프라이빗 뱅커는 기본적으로 개인 사업자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재형 대표는 미국의 회계법인, 컨설팅사, 투자은행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KPMG, 맥킨지컨설팅, 프루덴셜증권, 메릴린치증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회사다.
이 대표는 10년 전 프라이빗 뱅커가 된 이후부터 “24시간 전천후 폭격기”처럼 살아왔다고 말한다.
50명의 입사 동기 중 지금까지 프라이빗 뱅커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그를 포함해 단 2명뿐이다.
“초기 2~3년 동안 가혹한 교육과정이 이어집니다.
일단 그 과정을 잘 견디고 살아남으면 그 다음부터는 승승장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그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좀더 과감한 시장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금융분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어느 정도 나뉘어졌지만 소비자금융에선 아직도 고객을 뭉뚱그려 하나로 취급하고 있어요.” 생활수준과 자산 정도에 따라 고객을 세분화하고 거기에 맞는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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