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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슈퍼마켓-할인점 ‘제2 라운드’
[비즈니스] 슈퍼마켓-할인점 ‘제2 라운드’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3.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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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통 등 주거밀착형 대형 슈퍼 선점… 롯데쇼핑 등 할인점 포화 대비 시장 노크 할인점이 슈퍼마켓시장으로 진출할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된 바 있다.
일찌감치 발을 내디딘 곳은 롯데다.
롯데쇼핑의 SSM 브랜드인 롯데레몬은 지난 2001년 서울 전농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개 점포를 출점했다.
올해도 11개 점포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 출점에 나서고 있다.
할인점업계 SSM 출점 바람 신세계 이마트는 서울 신월점과 수서점에 ‘에브리데이’를 선보였다.
신세계쪽은 소형 할인점에 가깝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선 SSM 형태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에브리데이의 출점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
그러나 신세계 이마트는 2006년까지 이마트 93호점을 출점한 뒤 에브리데이 추가 출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테스코나 월마트도 SSM 출점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사실상 대형 할인점 업계가 모두 뛰어든 셈이 됐다.
삼성테스코의 한 관계자는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SSM 형태의 출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실제 삼성테스코는 구체적 계획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상품구색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 매장 운영방식을 홈플러스와 달리 무인시스템으로 할 건지 등 세부사항 검토만 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월마트코리아도 SSM 출점을 위해 적당한 부지를 찾고 있다.
이들 외국계 업체들은 이미 현지에서 SSM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형 점포의 컨셉만 만들면 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할인점 업계가 SSM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업계의 속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치열한 출점 경쟁으로 대형 할인점 수는 현재 240개에 이른다.
유통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3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롯데마트 해운대점이 폐점되고 롯데레몬이 들어설 것이란 소문이 나돌자 할인점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도 “이미 2001년부터 문닫는 할인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머지않아 포화상태에 도달할 할인점 업계의 현실적인 고민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한 부지를 계속 확보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매장면적이 3천~5천평 정도인 대형 할인점을 운영할 정도의 상권을 갖춘 입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규모를 줄여 슈퍼마켓 형태의 출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형 할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SSM은 출점비용이 할인점의 10분의 1 정도로 적게 든다.
단독 점포가 아닌 건물을 임대해 들어가는 방식도 가능해 출점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도 적다.
상권이 약해 할인점이 들어서기 힘든 지방 중소도시에 출점하기가 쉬운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 유통물류팀 신석호 과장은 “할인점은 앞으로 약 5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SSM이 포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할인점 업계의 SSM 진출은 전체 슈퍼마켓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기존 슈퍼마켓 업계들도 이미 몇해 전부터 SSM 출점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업계간 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 몇년 전부터 대형화 변신 사실 할인점 업계와 슈퍼마켓 업계의 격돌은 이번이 두번째라고 할 수 있다.
1라운드에선 슈퍼쪽이 맥없이 무너졌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할인점 전성시대가 오면서 중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슈퍼마켓 업계 매출은 1998년 6조5650억원에서 99년 4조335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할인점이 싼 가격과 다양한 상품구색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것에 비해 슈퍼마켓은 별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SSM은 슈퍼마켓 업계가 바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내놓은 비장의 무기였다.
최근 몇년 동안 슈퍼마켓 업계는 할인점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업그레이드’ 전략을 구사한다.
자주 사게 되는 식품과 생활용품을 주요 품목으로 해서 근거리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자는 거였다.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100~150평 남짓하던 중소형 슈퍼마켓의 규모를 350평 이상으로 키웠다.
또한 대개 어두컴컴한 아파트 지하상가에 있던 매장을 1층으로 올리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바꿨다.
별도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각종 테넌트 매장(전문매장)들을 유치하기도 했다.
예컨대 LG유통은 99년 이후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형 점포들의 문을 닫는 대신, 매년 10여개씩 SSM 형태의 LG슈퍼마켓을 출점시키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전체 66개 점포 가운데 대형 점포 수가 42개에 이른다.
한화유통도 2000년부터 지역밀착형 SSM 형태의 한화마트를 9군데 출점했다.
올해도 충청지역과 경기 일대에 5~6개의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한화마트는 기존 소형 점포의 단계적 폐점을 병행하고 있다.
해태유통도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 고흥 등 모두 7군데에 대형 슈퍼마켓을 세웠고, 올해도 4개 점포의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해태유통쪽은 “새롭게 문을 여는 해태마트는 SSM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슈퍼마켓 업계와 할인점 업계의 2라운드에선 과연 누가 이길까. 아직까진 슈퍼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동안 오랜 경험 속에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LG유통은 신선식품 코너를 강화하기 위해 30여가지의 ‘지역명품’을 활용한다.
‘안동한우’나 ‘형철밀감’ 등 특정지역의 특산물을 발굴해 갖다놓는 것이다.
물론 가만히 앉아서 물건을 받는 것은 아니다.
LG는 안동목장에 매년 50억원 정도를 투자해 질높은 한우를 독점적으로 제공받고 있다.
덕분에 LG슈퍼마켓의 매출은 2001년 5200억원에서 2002년에 6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LG유통 김일용 부장은 “폐점하는 소형 점포가 많은데도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한다.
신선식품 강화·고객 밀착 관리가 핵심 이에 비해 할인점 업체 가운데 비교적 SSM으로 일찌감치 진출한 롯데레몬의 성적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점포 수가 규모의 경제에 이를 만큼 확장되지 않은 상태라 섣불리 진단하긴 힘들다.
아직 롯데레몬의 점포는 수도권지역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지역밀착형 소상권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히 쌓여 있지 않다는 것은 업체 내부적으로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레몬쪽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롯데레몬 박경범 이사는 “아직 SSM 컨셉의 70% 수준밖에 실현시키지 못한 상태”라고 말한다.
초기 롯데레몬 전농점은 상품 구색에서 SSM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 할인점을 축소해놓은 미니 할인점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레몬은 앞으로도 산지 구매비율을 늘려 신선식품의 선도를 높여내고 핵가족시대에 걸맞게 판매단위를 더욱 소형화, 세분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예컨대 배추도 4분의 1포기씩 잘라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할인점들이 향후 SSM의 컨셉을 어떻게 가다듬느냐가 이번 싸움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한다.
기존 할인점과의 차별화전략 없이 단순히 사이즈만 줄인 점포를 앞세운 어정쩡한 형태는 장기적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박진 연구원은 “슈퍼 업계와 할인점 업계 중 어느 쪽이 SS M형태의 점포를 확장시키는 데 유리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어찌됐든 할인점 업계까지 SSM형 점포에 가세하면서 전체 슈퍼마켓 업계 매출은 조금씩 증가 추이를 그리고 있다.
98년 이후 뚝 떨어졌던 전체 슈퍼마켓 매출액은 99년 4조3천억원에서 2000년 4조4천억원, 2001년 4조5천억원, 2002년 5조3천억원으로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05년까지 매출액이 7조7천억원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슈퍼마켓시장을 둘러싼 업계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용어설명/ · SSM(Super-SuperMarket·슈퍼슈퍼마켓) 영업면적이 350평 이상으로서 반경 500m에서 1km 내에 있는 1만~2만세대의 상권을 기초로 영업을 하는 대형 슈퍼마켓을 말한다.
전체 상품에서 식품비중이 80%에 이르며 신선식품(농·축·수산) 비중도 50% 이상을 차지한다.

24시간 영업 슈퍼마켓도 등장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할인점 업체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이미 슈퍼슈퍼마켓쪽에 대한 공략을 시도해왔다.
월마트는 지난 98년부터 미국에 ‘네이버후드마켓’을 등장시켰다.
매장면적은 1180~1545평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식품류와 건강용품, 문구류 등 2만8천여종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직원 수는 대략 80~100명 수준이다.
현재까지 중국 한곳을 포함해 모두 39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네이버후드마켓은 식품보다 비식품코너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슈퍼마켓 컨셉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또한 잘 팔리는 상품은 한 품목만 대량으로 진열해서 판매하는 등 효율적 판매전략을 꾀하고 있다.
영국에선 ‘테스코 메트로’가 눈에 띈다.
국내에서 삼성쪽과 합작해 홈플러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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