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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홈쇼핑 “옷·화장품 좋아”
[비즈니스] 홈쇼핑 “옷·화장품 좋아”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3.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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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진 위주로 상품전략 수정… 아이디어 상품·가전 이어 올 히트 예감 “가전제품은 지고 의류나 패션잡화는 뜨고….” 홈쇼핑의 효자상품이 바뀌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가전제품은 홈쇼핑에서 효자상품으로 통했다.
외형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선 당연한 대접이었다.
상대적으로 가전제품은 고가품이 많다 보니 홈쇼핑의 고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도맡아온 것이다.
특히 홈쇼핑에서 컴퓨터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
LG홈쇼핑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 1998년 전체의 15%선에서 지난해 28%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올 들어 업계에선 의류나 패션잡화 등 수익성 좋은 상품들이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런 전망이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다.
CJ홈쇼핑 편성팀 전혜윤 과장은 “화장품이나 의류 등의 방송시간을 늘리고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화장품이나 헤어기구 등을 포함한 이·미용상품의 방송시간은 지난해에 비해 주당 최소 5~6시간 정도 늘어났다.
의류쪽도 지난해 14%에서 18%까지 방송시간이 늘었다.
이에 비해 가전제품이나 컴퓨터는 4%가량 방송시간이 줄었다.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쌓아라 효자상품군이 바뀌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올 1월부터 회계기준이 바뀌었다.
앞으로 위탁판매의 경우 수수료만을 매출액으로 잡아야 한다.
따라서 홈쇼핑 업체들도 이문없이 많이 파는 것보다는 마진이 높은 제품들을 파는 게 중요해졌다.
마진이 낮은 가전제품이나 컴퓨터로는 더이상 매출을 올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예컨대 컴퓨터는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3% 정도 마진을 남긴다.
하지만 의류나 패션잡화는 반품을 고려해도 30% 이상 마진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홈쇼핑 관계자들은 상품 전략 수정이 회계기준 변경 때문만은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근본적으로는 케이블TV 가시청 가구가 1천만가구에 진입하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신규고객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기존 고객의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쪽으로 편성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전혜윤 과장은 “가구나 가전 등 구매기간이 긴 상품들보다는 반복구매가 많은 의류나 화장품 등을 주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류나 패션잡화로 반복구매 유도 하지만 단순히 의류쪽을 늘린다고 매출이 치솟는 건 아니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상품들을 골라내야 한다.
속옷 한장을 사더라도 브랜드를 보고 사는 소비 경향은 홈쇼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홈쇼핑들이 지난해 유명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크게 늘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저가의 단일 아이템 위주로 옷장사를 하던 때는 지났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첫방송에서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LG홈쇼핑의 ‘SFAA’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진태옥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고가 의류를 내놓고 있는 SFAA는 지금도 시간당 7억~8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LG홈쇼핑 패션팀 이상혁 과장은 “올해는 남성의류에서도 PB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주5일근무제 확산에 따라 스포츠 캐주얼을 확대하고 아동복, 빅사이즈 의류 등 다양한 영역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아울러 반품 걱정이 많은 의류쪽에 비해 헤어롤 세트나 기능성 화장품 등은 신뢰관계만 잘 쌓아놓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품들이다.
바비리스 헤어롤 4종 세트나 피부관리기 뷰리 등은 이미 히트상품에 올라선 지 오래됐다.
단 품목으로 최고의 마진을 자랑하는 보석도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타오스’라는 보석 PB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홈쇼핑 초창기 시절인 96년 LG홈쇼핑의 최대 히트상품은 원적외선 오븐이었다.
이후 99년엔 펜티엄 컴퓨터가 1위자리에 올랐고, 2001년엔 옥돌건강 매트와 도깨비 방망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초기 아이디어 생활용품에서 컴퓨터나 가전, 건강용품으로까지 확대된 홈쇼핑의 2003년 히트상품은 무엇일까.

VIP 고객은 ‘특별관리’중
VIP 마케팅이 백화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대도 지나가는 모양이다.
중저가를 기본 전략으로 하는 홈쇼핑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VIP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CJ홈쇼핑은 자체 CRM(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3~6개월 단위로 우수고객 선정작업을 벌인다.
CJ홈쇼핑의 전체 고객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우수고객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전체의 72% 정도였다.
2000년 65%, 2001년 68%에 이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특별관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선 CJ홈쇼핑의 우수고객으로 선정되면 전담 상담원과 연결되는 전용 전화번호를 제공받는다.
상품을 구입할 때나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싶을 때 별도의 전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수고객의 취향에 맞는 신상품이 나오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e메일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CJ홈쇼핑 관계자는 “우수고객의 대부분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30~40대 주부임을 고려해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기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2월부터 발간된 우수고객용 잡지 '디어'(Dear)가 대표적이다.
이런 시도는 홈쇼핑 업계에선 처음이다.
LG홈쇼핑도 VIP고객에게 특별한 대접을 해준다.
6개월내 물건을 산 금액이 100만원을 넘는 동시에 구매횟수도 6번을 넘으면 LG홈쇼핑의 VIP고객으로 분류된다.
VIP고객에겐 각종 할인쿠폰과 VIP 카탈로그 등을 보낸다.
VIP고객을 위한 전담 상담원을 두는 것은 물론이고 전담 배송반을 두고 있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일반 택배차량이 하루에 약 80군데를 배송하는 데 비해 VIP전용 배송차량은 40군데만 다닌다.
그만큼 정성들여 배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옷을 배달할 경우 물류차량 안에 별도의 옷걸이를 설치해 구김이 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LG홈쇼핑은 지난해 VIP고객들을 앙드레김 이너웨어 ‘엔카르타’ 런칭 패션쇼나 ‘JDMI 보석쇼’에 초청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파이 그래프/ 제목:CJ홈쇼핑 상품군별 편성비율 보석/3.7% 패션/17.7% 언더웨어/8.9% 이미용품/13.9% 침구/3.8% 컴퓨터·정보통신/5.8% 전자/6.3% 가정용품/12.2% 식품/10.4% 인테리어/4.5% 레져·문화·아동/5.2% 건강용품/7.8% (자료:CJ홈쇼핑, 2003년 1월 기준) *막대그래프/ 제목:LG홈쇼핑 상품군별 매출비교 /2002년 1월/2003년 1월 가정용품/30%/33% 의류/14%/17% 패션잡화/12%/10% 가전제품/27%/24% 식품/12%/11% (자료:LG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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