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초대석] '성공하는 기업의 컬러마케팅'의 권영걸 교수
[초대석] '성공하는 기업의 컬러마케팅'의 권영걸 교수
  • 이승철 기자
  • 승인 2003.02.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세기는 색(色)의 시대” 이 책의 부제는 ‘한국기업의 색채디자인 성공사례’다.
권영걸(52)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컬러마케팅에 성공한 국내 21개 사례를 엄선해 이 책을 펴냈다.
권 교수가 제시하는 ‘성공’의 기준은 두가지다.
하나는 색채를 이용해 인간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는가 하는 규범적 측면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 매출 증대와 수익성에 기여했는가 하는 전술적 측면이다.
“둘 중 어느 하나만을 만족한다면 좋은 디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권 교수는 국내에서 아직 조야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색채디자인’ 분야를 10여년 동안 연구해온 선구자다.
그의 독특한 관심영역을 좀더 이해하자면 학부에서 응용미술학을, 대학원에서 환경조경학과 디자인학을 각각 전공하고 정작 박사학위는 건축공학에서 취득한 그의 색다른 학력을 아는 것이 좋겠다.
그는 3~4년 전부터 색채디자인을 학문의 영역에만 두지 않고 기업 마케팅으로 확장해 ‘컬러마케팅’이라는 독창적 분석을 선보였으며, 이 책은 첫 성과물인 셈이다.
“20세기가 과학기술과 형(形)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생태환경과 색(色)의 시대예요. 우리 삶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디자인의 핵심요소인 색채가 시대의 영상을 바꾸는 대표 매질(매체)로 떠오르고 있어요.” 이 책이 선정한 21가지 사례는 무척 다양하다.
가양대교와 같은 건축물에서 위즈위드와 ‘포트리스2’처럼 사이버상의 색까지. 삼성전자와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기업의 전략적 활용부터 한 개인의 작품인 궁중음식 지화자까지. 제주갈옷 몽생이처럼 토속상품에서 레니본처럼 18세기 영국풍 글로벌 이미지까지. 무크와 텔레그라프의 무채색 전략부터 레니본의 다채색 전략까지. 실로 방대한 작업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권 교수는 더 나아가 범세계적 컬러마케팅 성공사례를 분석한 '색채와 디자인비즈니스'를 4월경 발표할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요즘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관혼상제부터 의식주에 쓰이는 색채를 비교연구중이며, 연구실적이 거의 전무한 한국의 색을 규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특히 관심있는 색은 진홍색과 비슷한 ‘코리아 레드’예요. 월드컵의 붉은 악마를 계기로 빨간색이 세계적으로 많이 각인된 만큼, 한국의 빨간색만은 확실히 정립하고 말겠어요.” 권영걸 교수는 색채의 규범적 면과 기업전략적 면이 제대로 결합되어야만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매년 꾸준히 연구물을 쏟아낸다면, 10년쯤 뒤에는 우리의 ‘색채디자인사(史)’가 웬만큼 정립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