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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군용모포와 퍼팅(끝)
[골프]군용모포와 퍼팅(끝)
  • 최창호/ 일간스포츠 기자
  • 승인 2003.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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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퍼터를 들고 화장실에 가는 것을 습관화했다.
바둑판처럼 규칙적으로 깔린 타일의 라인을 따라 퍼팅 스트로크를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돼 있는 타일은 퍼터의 헤드가 앞뒤로 움직일 때 기준선을 벗어나는지를 확인시켜주는 나침반과 같았다.
또 타일 2개나 3개 크기로 백스윙과 폴로스루가 대칭이 되도록 연습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만의 일정한 퍼팅 리듬감과 템포를 익히는 데는 그만이었다.
롱 퍼팅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도 화장실은 더없이 좋은 연습장이었다.
백스윙 크기는 타일 2개, 폴로스루는 타일 3개로 정해놓고 스트로크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도 K는 퍼터를 들고 다녔다.
승용차가 있는 주차장까지 들고 갔다가 차를 몰고 운전을 할 때는 퍼터 커버를 벗긴 채 조수석에 세워놓았다.
신호 대기중일 때는 반드시 퍼터를 만져보았다.
헤드의 무게를 최대한 느끼기 위해서였다.
K에게 퍼팅 감각의 눈을 뜨게 해준 것은 ‘동전치기’였다.
퍼팅의 기본인 낮고 길게 밀어 치는 스트로크를 익히고 임팩트 때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동전치기’는 대단한 효과를 발휘했다.
준비물은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 2개. 거실 마루에 500원짜리를 놓고 그 위에 100원짜리를 포개놓은 뒤 퍼터로 볼을 치듯 100원짜리만 쳐내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대단한 인내가 필요했다.
밑에 놓인 동전을 건드리지 않고 100원짜리만 쳐내야 하기 때문에 대단한 집중력이 요구됐다.
임팩트 순간 머리를 들거나 잠시만 긴장을 늦춰도 헛손질을 하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일정한 리듬을 타지 못하면 동전을 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K는 이게 어느 정도 숙달되면 500원짜리만을 놓고 같은 방식으로 연습하고, 훈련 강도를 더 높이고 싶으면 10원짜리 위에 50원짜리를 올려놓고 50원짜리만 정확하게 쳐내도록 연습하라고 귀띔했다.
‘동전치기’가 집중력과 볼의 정확한 임팩트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깡통 굴리기’는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가 볼에 대해 직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1m 안팎의 짧은 거리에서 퍼팅 때 볼이 홀 오른쪽으로 흐르거나 볼이 한두 바퀴 정도의 힘이 모자라 멈춰서는 경우라면 이 ‘깡통 굴리기’가 즉효약이 될 수 있다.
준비물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음료수 캔을 하나 마련하면 된다.
그런 다음 캔 한가운데를 기준 삼아 포장용 테이프를 2~3mm 두께가 되도록 감는다.
이때 주름이 잡히지 않게 정교하게 감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연습이다.
집 안의 어느 한 벽면을 기준으로 1m 거리에서 평소 때와 같이 퍼팅 스트로크를 연습한다.
깡통을 좌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벽면을 향해 곧게 굴려 보내면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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