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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동의보감] 바람이 잠자는 계곡 ‘기쁨 두배’
[性동의보감] 바람이 잠자는 계곡 ‘기쁨 두배’
  • 이코노미21
  • 승인 2003.02.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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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잠자는 계곡 ‘기쁨 두배’ 지난호에서 애무는 손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물론 그것은 ‘표준적인’ 방식, 정석을 말한 것이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손이라고 해도 어떤 곳을 어떻게 애무할 것인가다.
성감대는 그야말로 몸 전체이지만 그중에서도 더 민감한 부분들이 있다.
이는 사람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또 그곳을 어떻게 자극하는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그런데 성감대 중에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쉬운 곳이 손과 발이다.
손은 남과 악수할 때도 만지는 곳이고 발은 일반적으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매일 잡아보고 만져보던 손과 발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작은 투자,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은 여러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근육들은 어떤 것은 길쭉하게, 어떤 것은 넓적하게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런 근육들은 다른 근육과 서로 맞닿아서 그런 곳마다 일정한 결을 만든다.
일이나 운동을 많이 하면 더 분명하게 결이 드러난다.
최근에는 중·고등학교 남학생 사이에서 울퉁불퉁한 근육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때는 호리호리한 몸매가 최고였지만 이제는 늘씬한 몸에 우람한 근육을 결합시킨 몸이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한다.
일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육체미로 단련된 몸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게 혹은 부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분석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데에는 일정한 성적 바탕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적 바탕이란 꼭 육체적 결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꼭 살을 섞어서만이 아니라 최소한 같이 지낼 수는 있다는 느낌과 같은 것이다.
육체미로 단련된 근육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근육과 근육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결의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나도 그런 결을 갖고 싶은 욕망이 육체미를 하게끔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결을 왜 갖고 싶어하는 걸까. 근육과 근육이 만나서 이뤄내는 결을 계곡(谿谷)이라고 한다.
물이 흐르는 계곡이 아니라, 비교적 큰 근육끼리 만나서 크게 파인 결을 ‘곡’이라고 하고 작은 근육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결을 ‘계’라고 한다.
또 좀더 깊게 파인 곳은 마치 계곡에 물이 고이듯이 연못이나 못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계곡이나 연못은 특히 손이나 발에 많다.
손에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뼈를 손끝부터 쭉 따라 내려오다가 만나 살이 살짝 꺼진 것처럼 보이는 합곡이라는 곳이다.
밥 먹고 갑자기 체한 것 같을 때 여기를 꾹 눌러주면 트림이 나오면서 속이 뚫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침을 놓을 때도 이런 자리가 중요해서 많이 쓰인다.
문제는 이런 계곡이나 연못이 주요한 성감대라는 사실이다.
그곳의 이름이 무엇인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열 손가락 사이의 파인 곳도 좋고 팔목도 좋고 오금도 좋다.
이런 곳을 가만히 자극해보자. 살의 결을 헤쳐서 갈라보는 것처럼 손가락 끝으로 혹은 혀로 부드럽게 자극해보자. 상대의 팔을 구부리게 하고 살과 살이 만나 금이 생긴 곳을 위에서 아래로, 또 반대로 가볍게 훑어내리든가 밀어넣어보면 왜 계곡이 중요한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람 부는 들판이 아니라 바람이 잠자는 계곡에 답이 있다.
박석준/ 동일한의원 원장 dky00@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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