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미국 사형수들의 사진을 시리즈로 보여주는 ‘사형제도 폐지 캠페인’을 하기도 했다.
베네통 광고는 사형수들의 손에 죽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아 몇몇 잡지나 신문이 게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한 나라의 형법제도를 소재로 한 점이 독특하다.
지난 2월13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발표한 베네통의 올해 캠페인 주제는 ‘Food for life’(생명을 위한 식량)이다.
베네통은 숟가락을 의수(醫手) 끝에 매단 한 남자의 사진을 캠페인 심벌 사진으로 삼아 ‘평화를 위한 식량, 교육을 위한 식량, 직업을 위한 식량, 귀향을 위한 식량’ 등 다양한 주제별로 올해 캠페인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베테통은 각종 폭력과 전쟁으로 배고픔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의 실제 모습을 사진에 담아 광고로 만들 계획이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캄보디아 등 식량이 부족한 국가들의 사람들을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세계식량계획(WFP)과 공동으로 전개하며, 실제로 베네통은 올해 세계 30여개국에 1500만유로(약 192억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베네통은 직접적인 제품 광고보다는 환경, 질병, 전쟁, 인종차별 등 세계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광고 소재로 활용한다.
이는 ‘제품을 통해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슈를 통해 제품을 팔려는’ 전략이다.
물론 옷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런 이슈들로 당장 판매를 촉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쌓인 기업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면서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당장 광고를 통해 판매를 늘리려는 기업에게는 이런 광고가 적합하지 않지만, 베네통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시도해볼 만한 전략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도 유한킴벌리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슬로건으로 장기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나무를 직접 사용하는 펄프업종 기업인데도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광고에도 멀리 보고 천천히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장기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양웅/ 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woong@diamo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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