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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나른한 봄, 춘곤증의 계절
[건강]나른한 봄, 춘곤증의 계절
  • 이코노미21
  • 승인 200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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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느껴지지만 봄이 왔음을 예고하듯 날씨가 포근해지고 있다.
이때쯤이면 점심식사가 끝난 오후 직장과 학교 등에서는 잠과의 사투가 한바탕 벌어지고, 몸은 쇠뭉치를 매단 것처럼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입맛 또한 뚝 떨어지게 된다.
이는 만물이 소생하고 움직이는 봄기운에 걸맞은 몸의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초영양분이 모자랄 때에도 이런 증상은 흔히 나타난다.
이른바 춘곤증이다.
이 정도라면 봄기운이 충만한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과 휴식을 적절히 안배하면 극복할 수 있다.
특히 달래와 냉이 같은 봄나물은 입맛을 돋우는 촉매역할을 한다.
그러나 피로라는 것은 상대적 개념인데다 원인이 다양해 단순한 처방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견디기 어려운 묵직한 피로가 지속되면서 미열과 근육통, 두통을 동반하고 무기력증과 권태감 등이 몰려들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정도로는 증상을 호전시키기 어렵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에 섭생을 잘못하면 봄에 반드시 병이 온다고 했다.
이러한 피로는 오장육부(五臟六腑)가 피로해 발병하는 오로(五勞)와 육극(六極), 정신적 원인으로 시작하는 칠정(七情), 과로 때문에 심신에 손상이 가해진 허로(虛勞)와 허손(虛損)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피로라는 것이 신체적 질환과 정신적 피로가 맞물렸을 때 일어나는 복합 증상인 것이다.
또 입맛이 뚝 떨어지는 무미증은 오행상극(五行相克) 이론에 따라 해석이 가능하다.
즉 봄에는 간의 기운이 왕성해지면서 비위(脾胃)의 소화기능을 억제해 소화력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증후를 세세히 관찰한 뒤에 개개인의 체질, 체력 상태, 정신 상태, 생리 상태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다음 허증(虛證), 실증(實證)으로 구분해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방법으로는 우선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피로물질을 빨리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할 뿐 아니라 소화기의 움직임을 활성화해야 한다.
즉 안신(安神), 보기(補氣), 건비(健脾), 이수(利水)의 치료법을 통해 영양공급과 대사의 과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가정에서는 초란이나 화면과 같은 새콤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초란이란 반숙한 달걀에 초장을 쳐서 먹는 음식이고 화면은 오미자를 빨갛게 우려낸 물에 녹두 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이다.
이렇게 신맛이 나는 음식은 간장의 기능을 강화해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음식의 섭생, 약물치료와 더불어 매일 20분 정도의 운동으로 봄의 천기(天氣)를 한껏 흡수해야 건강하게 봄을 지낼 수 있다.
이성환/ 자생한방병원 내과 진료부장 www.jas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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