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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들여다보기] 대원제약 ‘단’
[광고 들여다보기] 대원제약 ‘단’
  • 이코노미21
  • 승인 200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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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하게 경쟁상품 비꼬기 구체적으로 두가지 이상의 제품이나 속성을 비교해 보여주는 비교광고는 그 차이를 분명히 보여줘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좋은 표현방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1971년부터 비교광고를 허용해온 미국의 경우에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도 그냥 감정적 이미지로 비교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교광고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주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공인된 기관의 실험이나 비교 등은 사용할 수 있으나 자사의 자의적이고 의도적인 비교는 엄격히 규제를 받는다.
원래 비교광고 취지는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좀더 현명한 구매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비가 뛰어난 자동차를 생산하는 자동차회사가 비교광고를 통해 모든 자동차의 연비를 보여주게 되면 소비자들은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이런 정보를 손쉽게 얻게 된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남이 잘되면 은근히 밉고, 어떻게든 비꼬고 싶어진다.
문제는 각종 규제를 피해 교묘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표현방법이 바로 말장난식 비꼬기다.
객관적 비교광고는 아니지만 넓은 의미에서 비교광고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유형의 광고는 광고 카피를 얼마나 요령껏 쓰느냐에 달려 있다.
예컨대 기름 한번 넣고 서울과 부산을 왕복한다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광고가 나오자 경쟁제품인 대우의 누비라는 “힘차게 왕복할 것인가. 아, 반대로 힘없이 왕복할 것인가”라는 카피로 아반떼를 비꼬았다.
“피자, 헛 먹었습니다”라는 미스터피자 역시 경쟁사인 피자헛의 상표이름을 이중 의미를 이용해 비아냥댔다.
숙취 해소 음료의 대표적 브랜드인 컨디션과 여명808을 의식한 대원제약의 단 역시 이런 말장난 식의 비꼬기 광고를 이용했다.
“여명이 밝아와도 컨디션이 영 아닙니까”라는 카피를 통해 두 제품을 싸잡아 격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비꼬기 비교광고는 모두 후발 브랜드의 전략이다.
이미 다른 제품들이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1등 브랜드는 굳이 이에 대응을 하지도 않으며, 이런 전략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1등의 명예에 해를 입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남을 헐뜯는 제품으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치고 빠지기 식으로 짧은 기간, 재치 있게 사용해야 한다.
양웅/ 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woong@diamo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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