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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영국 - 경쟁력 잃은 ‘선수 장사’
[글로벌] 영국 - 경쟁력 잃은 ‘선수 장사’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3.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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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적료 수입 줄어 순이익 큰 폭 감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스포츠 클럽에 속하는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ManU)의 지난 시즌 상반기 성적표가 발표됐다.
올해 1월말까지를 기준으로 이 구단이 벌어들인 세전 이익은 모두 2030만파운드. 대표적인 축구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이름난 경쟁클럽 리즈유나이티드나 첼시가 최근 같은 기간 동안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발표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스포츠 기업 나이키로부터 13년 동안 총 3천만파운드에 달하는 협찬을 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역시 명문 클럽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막대한 금액의 협찬수익을 바탕으로 이 구단의 영업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90만파운드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홈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경기장 입장수익이 증가한 것도 이익이 늘어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입장수익이 8180만파운드였던 데 비해 이번 시즌 동안에는 13% 늘어나 9260만파운드로 껑충 뛰었다.
10%나 늘어난 방송중계료 수익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결과가 알려지자 자연스레 주식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실적발표가 있는 지난 4월1일, 영국 주식시장에서 이 클럽의 주가는 2.7% 늘어나 주당 131펜스에 거래됐다.

하지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실적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다지 밝은 구석만 있는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은 편이다.
우선 전체 순이익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4%나 떨어졌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년도 세전 이익은 3090만파운드에 달했다.
협찬 수익이나 입장 수익이 늘어났는데도 이처럼 전체 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바로 지금까지 이 구단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이적료’부문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장래성 있는 무명 신인들을 ‘헐값’에 발굴해 체계적 과정을 거쳐 ‘스타’로 탈바꿈시킨 다음, 비싼 값에 다른 구단에 팔아넘기면서 큰 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유명하다.
자연스레 전체 매출액에서 이런 이적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 물론이다.

이쯤 되자 최근 몇주 사이에는 맨치스터유나이티드의 소유주가 바뀔 것이라는 소문이 주식시장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구단측은 즉각 이런 소문을 일축하고 나섰지만, 아직 소문이 완전히 잦아든 건 아니다.
현재 시장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사업가 J. P. 맥마누스가 소유한 큐빅익스프레션이 이 구단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큐빅익스프레션은 현재 이 구단 주식의 10.3%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실적은 애초 애널리스트의 추정치를 약간 넘어서는 수준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부문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감에 따라 예전만큼 큰 재미를 보지는 못할 것이란 인식이 점차 퍼져가는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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