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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거래] LG카드(32710) 구씨 일가 대규모 매도
[내부자거래] LG카드(32710) 구씨 일가 대규모 매도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3.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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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목적은 차익챙기기? LG카드 대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를 명분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둬 눈총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구자열 LG전선 사장과 구자홍 LG전자 회장을 비롯한 LG그룹의 구씨 일가 28명이 4월10일부터 18일까지 193만7970주를 장내 매도했다.
LG전자도 4월10일부터 14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31만8883주를 매도했다.
구씨 일가와 LG전자의 매도물량을 합하면 모두 225만6853주, 480억6674만원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매도 단가는 2만1298원이다.
이번 매도가 발생한 뒤 LG카드는 4월22일 “기명식 보통주 4500만주를 주당 1만1400원에 발행해 운영자금 5130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발행가격은 22일 종가인 1만9200원의 60%도 못미치는 낮은 가격이다.
다만 발행가격은 앞으로 LG카드 주가 향방에 따라 달라지며 신주배정기준일은 5월23일이다.
5월23일까지 LG카드 주가가 1만9200원을 유지하고 LG카드 대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이들은 주당 1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주가가 1만9200원 이하로 떨어지면 발행가격이 더욱 낮아져 시세차익은 커진다.
LG카드 관계자는 “구자열 LG산전 사장 등 개인주주들은 구씨 집안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언젠가 LG카드 지분을 정리해야 했다”며 “이번에 LG카드 주식을 판 주주들은 LG그룹에서 LG산전 등 일부 계열사를 가지고 분가하는 사람들로, 유상증자 이후에는 나머지 지분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모든 구씨 집안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약속한 만큼 자금 마련 차원에서 이번에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LG카드 주가에는 분명 부담이 됐다.
이들은 4월3일 정부의 카드사 종합 대책이 발표된 뒤 주가가 급등하는 시점에서 주식을 내다팔았다.
덕분에 다른 카드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동안 LG카드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4월3일부터 22일까지 외환카드와 국민카드는 각각 68.9%와 40.1% 올랐지만 같은 기간 동안 LG카드는 13.9% 오르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헐값 유상증자 결의 이전에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점에서 내부자만이 알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매수 타이밍을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밝혔다.
실제 4월22일 헐값 유상증자 결의가 발표된 이후 3일 동안 LG카드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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