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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잘 고른 카드채 수익 쏠쏠
[재테크] 잘 고른 카드채 수익 쏠쏠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3.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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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물 금리 6%대 후반…만기 일치 전략, 카드ABS 주목할 만


신용불량자 300만명 시대, 카드회사들은 망할까? 카드사들이 힘겨운 상황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망하는 카드사가 나올 분위기는 아니다.
설사 망할 지경에 처한 카드회사가 있다고 해도 문 닫는 곳은 없을 것이다.
한국 카드산업의 성장세를 멀리서 바라보며 군침만 흘리던 외국계 투자기관들은 이제나 저제나 싼값에 매물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강남 부자들은 일찌감치 카드채 투자에 나섰다.
3월 채권 환매 사태 이후 증권사에서만도 삼성증권이 4천억여원, 동양증권이 2천억여원어치 카드채를 팔았다.
각 은행의 단기특정금전신탁에서 팔린 카드채까지 감안하면 그동안 개인이나 중소법인이 사들인 카드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카드채 3개월물의 경우 단기투자라 전망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 자산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전한다.


3개월물은 상대적으로 금리도 높다.
카드채 3개월물의 금리는 다른 예금상품보다 높다.
은행과 상호저축은행들의 3개월짜리 정기예탁금 금리는 연환산치로 최저 3%에서 최대 5% 초반에 머물러 있다.
반면 6~8월에 만기가 오는 카드채 금리는 연환산치로 6% 후반으로, 다른 상품보다 1.5~2%포인트가량 높다.
투자기간이 같다면 카드채 매입이 더 유리한 셈이다.



만기 1년 상품 은행상품과 금리 대동소이

원인은 불확실성. 카드회사들의 처지는 적어도 4~5개월 안에 결판이 난다.
6월말 연체율이 10%를 넘고 그때까지 적자를 면치 못한 회사는 8월경 정부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적기시정조치란 금융감독원이 부실금융사한테 내리는 일종의 경영관리 판정으로 이것을 받은 회사는 시장에서 부실회사로 낙인 찍혀 신용등급이 내려간다.
당연히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조달금리는 높아진다.
적기시정조치 여부에 대한 전망은 늦어도 7월이면 나온다.
따라서 위험한 회사가 있다면 3개월 안에 드러나게 된다.
그 운명의 ‘3개월’에 대한 리스크 탓에 3개월물의 금리가 높아진 것이다.


만기가 1년 남은 카드채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금리는 연 6%대 후반에서 7%대 초반이다.
은행의 1년짜리 예탁금보다는 높고 신협이나 상호저축은행의 예탁금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세후 금리 차이는 -0.2~0.2%포인트 안팎으로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호저축은행에 넣어두나 카드채를 사나 수익은 비슷하다는 얘기다.


카드채의 세후 수익이 다른 상품보다 유리한 건 표면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채권은 발행 때 정해진 표면금리에 따라 세금을 낸다.
그런데 최근 카드채 가격이 폭락, 즉 금리가 폭등하면서 매수수익률과 표면금리의 차이가 벌어지게 됐다.
예를 들어 만기가 3개월 남짓 남은 삼성캐피탈405는 매수수익률이 6.45%인데 표면금리는 5.4%다.
세금은 표면금리에만 16.5%가 붙는다.
그래서 이 채권의 세후수익률은 5.38%에 이른다.
카드채는 표면금리가 낮은 것일수록 좋다.
머리가 복잡하면 세후수익률만 비교해봐도 된다.


요즘처럼 뒤숭숭한 시기에 채권 투자전략 제1조는 ‘만기 일치 전략’이다.
채권 만기일 전에 카드회사가 망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심각한 위기 상황이 올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채권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만기 전에 채권을 팔면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카드채를 살 땐 만기 시점을 잘 살펴 투자기간과 일치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삼성카드·국민카드채 인기 종목

카드채 투자는 직접 투자가 간접 투자보다 장점이 많다.
카드채 펀드는 여러가지 카드채가 들어 있어 위험이 분산된다는 이점이 있기는 하나 펀드 만기 기간과 편입 채권 만기를 일치시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환매수수료 등 수수료도 더 높다.
동양증권 금융상품운용팀 김병철 팀장은 “신용등급이 비슷하다면 사실 어느 카드채를 보유하더라도 투자 리스크는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카드산업 특성상 카드사 하나가 휘청거리면 다른 카드도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굳이 여러 카드채에 분산투자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인기 종목은 있다.
인기 종목은 삼성카드채와 국민카드채. 대주주가 든든하고 증자 규모가 큰 탓이다.
또 인기가 많은 만큼 유동성도 높다.
시장에선 삼성카드채는 삼성전자주, 국민카드주는 국민은행채라는 농담이 나돈다.
그만큼 카드채가 입는 대주주의 후광은 크다.


카드채는 은행에선 단기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증권사에선 증권계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단 증권사에선 1만원 단위부터, 은행에선 최소 1천만원 이상부터 거래할 수 있다.
카드채 중에선 ABS(자산유동화증권)가 가장 좋다.
위험 분산으로 신용등급은 AAA이지만 매수수익률은 일반 카드채보다 0.1~0.2%포인트 낮을 뿐이다.
하지만 대개 은행 등 대형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어 거래물량이 거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아는 은행 직원이나 증권사 직원이 카드ABS를 권할 땐 두말없이 사두는 게 좋겠다.






카드채 투자 포인트


1. 만기 일치 전략을 쓴다
2. 카드채 펀드보다는 카드채를 직접 사라
3. 회사는 증자 규모, 대주주, 기업 투명성을 보고 골라라
4. 매수수익률과 표면금리의 차이가 클수록 절세
5. 이왕이면 카드채ABS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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