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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들여다보기] 구관이 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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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웅/ 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 승인 2003.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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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등에 머물던 펩시콜라는 ‘펩시 챌린지’(Pepsi Challenge)라는 시음 행사를 통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시되었던 이 캠페인은 코카콜라가 맛있다고 막연히 믿던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놓는 계기가 되었고 실제로 시장점유율도 높이게 되었다.


짐짓 태연한 척하던 코카콜라도 불안했는지 1983년부터 새로운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2년여에 걸쳐 무려 20만명의 맛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야심작인 ‘뉴코크’(New Coke)를 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분명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거쳐 펩시콜라나 기존 코카콜라보다 맛있다고 확인된 제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기존 코카콜라를 돌려달라고 하루에도 몇백통의 항의 전화를 코카콜라에 걸어댔다.


결국 코카콜라는 돌아왔다.
‘그때 그 맛’으로. 코카콜라라는 이름 밑에 ‘클래식’(Classic)이라는 부제까지 달고 말이다.
지금도 코카콜라를 보면 클래식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데 알고 보면 이런 사연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천연암반수의 깨끗한 물을 들고 나온 하이트 맥주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급기야 누구나 시장의 확고한 ‘넘버원’으로 믿었던 OB맥주는 왕좌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OB는 다양한 제품을 번갈아가며 출시해 재기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항상 소비자가 선택한 맛이라며 의욕을 불살랐는데도 말이다.


제품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인식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그 제품의 특징을 규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돌고 돌아 OB는 이전의 OB맥주라는 브랜드로 돌아왔다.
광고 표현 역시 오래된 벗인 친구를 소재로 “그냥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랜 방황 끝에 돌아온 ‘친구’인 OB맥주. 사람들은 아직도 그 친구를 사랑할까. OB는 불안한 마음으로 술집에서, 슈퍼마켓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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