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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발 3사 “올해부터 진검승부”
1. 후발 3사 “올해부터 진검승부”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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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후발 3사가 영업을 시작한 지 아직 1년 반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이 2001년 9월에, 현대홈쇼핑이 같은해 11월에 방송을 시작했다.
이제 제대로 된 1년 성적표를 처음으로 받아보게 된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성장률로 보면 선발사들보다 도드라졌고, 앞으로도 성장세를 탈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먼저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의 각오는 남다르다.
90개의 중소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홈쇼핑, 그리고 하림과 수협·한국인삼공사·동아TV 등 5개사가 주주로 참여한 농수산홈쇼핑은 지난해 모두 경영권을 놓고 내분을 겪어야 했다.



우리홈쇼핑, 인지도 높여 톱3 목표

특히 우리홈쇼핑은 최대주주인 경방과 아이즈비전이 12%씩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있어 경영권 문제가 불거지기 쉬운 구조였다.
지난 하반기에는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놓고 대립해 대외적인 마케팅 활동은 거의 손을 놓을 정도였다.
그 탓에 지난해 상반기에는 현대홈쇼핑보다 앞서다 하반기에 역전을 당해 4위권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월말, 경방쪽 사장과 아이즈비전쪽 부사장이라는 공동대표 체제로 수습이 되면서 안정화에 들어섰다.
회사 가치를 먼저 높이기 위해 다른 문제는 일단 뒤로 돌린다는 데 두 회사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홈쇼핑의 최대 목표는 ‘톱3’ 안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홈쇼핑은 올해 고유한 색깔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심는 것을 큰 과제로 삼고 있다.
“시장조사를 해봐도 우리홈쇼핑의 인지도와 차별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자체 분석 결과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5월 신문, 옥외광고를 시작으로 9월에는 지상파TV CF도 하는 등 대대적으로 광고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상품들에 비해 강점을 가진 의류쪽에서 PB(자체개발상품) 제품을 만들어 8월부터 내놓기로 했다.
선발사인 LG나 CJ에서 PB제품으로 채널을 차별화한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셈이다.
우리홈쇼핑 임채병 상무는 “지난해 큰 투자 없이 지나왔기 때문에 올해는 과감하게 공격경영을 펼칠 여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3년차 업체로서 흑자구조를 정착해 입지를 강화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농수산홈쇼핑, 식품전문 채널로 특화

농수산홈쇼핑의 변화는 좀더 폭이 넓다.
농수산홈쇼핑은 지난 한해 동안 대표가 세번이나 바뀔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종합홈쇼핑회사로 변신할 것인지 여부였다.
농수산홈쇼핑은 5개 홈쇼핑 가운데 유일하게 농수산물 전문채널로 승인을 받아 판매상품의 50% 이상을 식품으로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계속 적자에 머물자, 회사 내부에서는 식품을 40% 이상 팔면 적자구조를 면할 수 없다는 견해가 폭넓게 퍼졌다.
식품은 단가와 마진이 낮은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주주들도 이 문제로 좌충우돌했고,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농수산홈쇼핑 역시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하림쪽 이효림 사장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론은 식품 전문회사로 좀더 특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회사 내부 조직을 바꾸고 지난해 소폭이지만 흑자를 거두면서 식품전문 채널로 방향이 더욱 굳어졌다.
영업본부 이주세 이사는 “내년에 종합홈쇼핑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도 식품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홈쇼핑은 장기적으로 등록제로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채널들이 난무할 텐데 식품으로 특화를 해놓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농수산홈쇼핑은 식품 비중을 60%까지 올렸으며 꾸준한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식품 비중을 ‘불법적으로’ 30%까지 끌어내린 것에 비춰보면 큰 폭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매출 규모는 떨어져도 착실한 이익관리에 힘써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현대홈쇼핑, 새 방송기법 발굴에 초점

업계 3위를 지켜가고 있는 현대홈쇼핑은 요즘 고민이 가장 깊다.
지난해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8개나 인수하면서 좋은 채널을 얻기 위해 큰 투자를 감행했지만, 그만한 성과는 아직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대기업들이 홈쇼핑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3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 현대홈쇼핑은 바짝 긴장하곤 한다.
롯데나 신세계 같은 대기업이 4위 업체인 우리홈쇼핑을 인수해 진출한다면 지금보다 싸움은 더 치열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는 우리홈쇼핑을 좀더 멀찌감치 따돌리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투자한 결실을 얻기 위해 새로운 상품과 방송 기법을 발굴하는 것에 주력한다”는 게 현대홈쇼핑 관계자의 이야기다.
그러나 마땅한 해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후발 3사들은 모두 올해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발과 격차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 이제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후발 3사들은 하나씩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그 카드가 얼마나 위력을 펼칠지는 올해 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쇼핑·T커머스를 잡아라


홈쇼핑업체들이 차세대 사업형태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인터넷 쇼핑몰, 그리고 위성방송과 연계한 디지털방송 등이다.
우선 인터넷 쇼핑몰은 아직 마진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잠재 성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성장 속도도 TV보다 훨씬 높아 업체들마다 뜨거운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미 LG홈쇼핑의 LG이숍 www.lgeshop.com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1위를 거머쥐며 비중을 45%(카탈로그 포함) 가까이 끌어올린 데 이어, CJ홈쇼핑도 지난해부터 CJ몰 www.cjmall.co.kr을 강화해 인터넷 쇼핑몰 2위로 올라서고 있다.
때문에 현재 15%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는 현대, 우리, 농수산 홈쇼핑 모두 올해에는 인터넷 쇼핑몰의 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홈쇼핑업체에서 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시너지 효과가 커 성장세가 더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농수산홈쇼핑 이주세 이사는 “인터넷 쇼핑몰들의 가장 큰 고민은 마케팅 비용인데, 홈쇼핑업체들은 방송을 통해 계속 광고를 내보낼 수 있어 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한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 4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방송을 통해 절감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3년 안에 인터넷 쇼핑몰의 수위를 모두 홈쇼핑 계열에서 석권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아직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않은 위성방송 역시 홈쇼핑 2라운드를 펼칠 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위성방송을 하게 되면 디지털방송을 통해 T커머스, 즉 텔레비전을 통한 구매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방송방식 등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아 업체들 모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케이블방송 가입자 수 포화에 따른 대응노력도 끊임없이 펼친다.
질높은 고객을 선별하기 위해 VIP고객들을 선별해 타깃 마케팅을 하는 CRM(고객관계관리)에 힘쓰거나, 여행상품, 어학연수상품, 보험상품 등 무형상품을 홈쇼핑 상품으로 확대하는 것도 또하나의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케이블 가입자가 늘었어도 홈쇼핑 시청률은 아직 0.5%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홈쇼핑 시청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과 손끝을 잡아야 한다는 특명이 홈쇼핑 업체들에게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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