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창업] 소비행태도 양에서 질로 전환
[창업] 소비행태도 양에서 질로 전환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 승인 2003.05.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잡아라


맞벌이 직장인 김모씨는 아침에 배달된 신선한 샐러드와 빵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저녁에 퇴근이 늦어져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매일 다양한 종류의 국을 배달받기 때문이다.
주말에 반찬전문점에서 구입한 반찬에 배달된 국을 곁들이면 별도로 반찬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밥하기도 귀찮으면 슈퍼에서 인스턴트 밥을 구입해서 데워먹는데 밥맛은 직접 한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주말이면 외식을 하고 바디용품은 슈퍼에서 구입하지 않고 목욕용품점을 찾아 천연제품으로 된 것만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김씨가 과소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적게 쓰는 대신 좋은 제품을 쓴다.
조금 비용이 더 들더라도 시간을 절약하고 그 시간만큼 열심히 일해 더 많이 벌면 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크게 줄었지만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은 갈수록 선진화하고 있다.
IMF 직후 위축된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저가형 상품, 가격파괴 점포들이 쏟아졌지만 대부분 실패한 데는 이미 중산층을 중심으로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하는 선진형 소비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형 라이프 스타일은 길거리에 있는 점포와 생활주변의 다양한 서비스업에서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다.
테이크 아웃커피전문점이나 호프레스토랑도 선진형 외식문화의 단면이라고 할수 있다.
최근 들어 강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와인바나 세계맥주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이전처럼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술맛을 음미한다는 점이 이전의 주점 문화와 다른 점이다.



비싸더라도 고품질을 찾는 시대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선진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 생활용품은 대형할인점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하지만 동시에 천연제품이나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계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천연 숯을 가미해서 만든 생활용품전문점도 대표적인 선진형 업종이다.
숯이 가미된 이불이나 숯이 가미돼 아토피성피부 치료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유아이불,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되는 숯파이프, 습기나 세균에서 보호되는 숯필터 방한대 등은 좀더 고급화된 소비를 지향하는 시대가 되면서 인기를 얻는 상품들이다.


목욕용품점도 인기를 얻는 사업이다.
전업주부였던 최정숙(45)씨는 본인의 일상 생활에서 이런 트렌드를 예감하고 업종을 선택한 케이스다.
또래 주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같은 값이면 또는 다소 비싸더라도 자연성 제품,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판단, 목욕용품점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든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최씨가 아로마 바디용품 샘플을 써보고 제품에 매력을 느낀 게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 약간은 불안한 감도 있었어요. 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믿었어요.”

10평 남짓한 매장에서 시작한 첫 달, 3500만원의 수입과 9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지하 2층이라는 입지적 불리함에도 2002년 10월29일 오픈 이후 6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꾸준히 얻고 있는 이 사업에 최씨는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점포구입비 3천만원과 가맹비, 인테리어비, 초도물품비, 교육 홍보비를 포함한 7천만원, 총 1억원을 투자하여 시작했고, 20~40대의 여성이 주고객이다.
오피스텔로 둘러싸인 환경의 영향으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인 낮 12~2시, 주부들의 주 쇼핑시간인 4~5시 사이에 가장 많은 고객들이 몰리며 페이스 영양크림, 바디스크럽, 기능성 샴푸, 탈모&비듬용 삼푸, 바디로션, 바디버터, 바디샤벳 등 200여가지의 상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아로마젤이 들어 있는 샤워젤이다.
평균 객단가는 3만~4만원, 일일 평균매출은 70만원이며 마진율은 35% 정도이다.


최근에 등장한 아기기저귀 대여업은 사업 성격은 다르지만 질적인 소비경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선진국형 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
천으로 된 기저귀는 펄프로 된 1회용 기저귀보다 몸에 좋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 때문에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지도 높이고 폭넓은 지식 갖춰야

샐러드 배달사업과 국 배달사업, 죽 배달사업 역시 선진형 업종 대열에 낄 만하다.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개인 스탬프를 만들어주는 포토 스탬프 사업, 개성 있는 이미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포켓사진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치장한 다음 스타처럼 사진을 찍는 아트랙션 사진관, 보드게임 카페 등도 선진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업종이다.


선진국형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느 창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입지 선정에서부터 영업전략까지 꼼꼼히 세워야 한다.
우선 이런 유의 업종은 기존 상품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산층을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아직까지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지 않는 상품이 많으므로 상품만 판매한다는 자세를 가지면 안 된다.
반드시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갖고 관련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줘야 한다.


업종을 선택할 때는 주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시장이 협소하고 생소한 업종, 우리 문화나 관습과 맞지 않는 업종은 초기에 고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완전하게 시장에 정착되지 않은 업종이 많으므로 다른 사업에 비해서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아로마 바디용품전문점이나 참숯 생활용품전문점, 샐러드나 국 배달사업, 개성연출 사업 등은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한 업종이므로 반드시 특별한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짜는 게 좋다.






이경희의 창업 컨설팅
불황기의 가격할인 전략

매출이 뚝 떨어지자 상점가에서는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고육책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가격파괴다.
실제로 IMF 직후 갑작스럽게 소비가 줄어들자 많은 업소들이 가격파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가격파괴 전략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가격파괴를 하는 목적은 일반적으로 박리다매다.
그러나 객단가는 낮아지고 손님증대에 따른 비용지출이 늘어나는 데 반해 이익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격파괴란 상품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내리는 것인데 분명한 원칙을 갖고 시행해야 한다.
원가절감 요인이 발생했거나 유통마진이 늘어났을 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가격파괴보다 가격할인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가격파괴를 하면 싸구려 업소 이미지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할인은 특정 조건을 부여해서 일시적으로 가격을 할인하는 것이므로 고객입장에서 보면 작은 재미가 될 수도 있다.
가령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할인율을 적용하는 해피아워 제도라든지, 비수기에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케팅도 여기에 속한다.
매회차 손님 수를 세어 50번, 100번 입장객마다 가격을 할인해주는 식의 전략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일정 품목의 범위를 정하고 그 품목에 한해서만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계절이 바뀔 때 재고, 불량품, 파손제품, 교환제품, 매장 전시 제품 등 다소 비정상적이이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은 가격할인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때로는 현금확보를 위해 가격할인을 하기도 한다.
제과점이나 신선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라면 일정 시간대 이후 신선도가 떨어진 제품에 한해서 할인율을 적용하는 사례도 많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가격할인도 지나치게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재고 등 제품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너무 남용할 경우 ‘항상 싸게 파는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므로 정상가 판매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 같은 불황에는 가격할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응용해볼 필요가 있지만 뭐든 과하면 안 된다는 법칙은 가격할인에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