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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삼성SDI
[뷰포인트] 삼성SDI
  • 이원재 기자
  • 승인 2003.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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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없다? 일시적일 뿐? 올해 1분기 실적을 최근 발표한 삼성SDI의 실적 및 주가전망을 놓고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밑돈데다, 현재 사업 구성에서는 뚜렷한 미래 성장 엔진을 발견할 수 없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2차전지 PDP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품들의 성장세를 등에 업은 삼성SDI 실적은 2분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삼성SDI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이 전 분기보다 8.1% 하락한 1조6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원인은 브라운관과 STN-LCD의 출하량 감소였다.
직전 분기 대비 브라운관과 STN-LCD 출하량은 각각 5.7%와 15.5% 감소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포인트나 떨어진 10.8%로 발표되면서 우려를 샀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6.3%와 -11.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위원은 조심스러운 쪽에 섰다.
우 연구위원은 “삼성SDI 주력제품 대부분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시장 평균’(마켓퍼폼) 투자의견을 내놨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때는 아니라는 얘기다.
우 연구위원은 삼성SDI 주력제품인 브라운관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STN-LCD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져 2분기부터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생각이다.
여기에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2차전지는 실적기여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얻고 있는 PDP쪽 역시 자체적으로는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우 연구위원에 따르면, 2분기에 회복을 논할 수 있는 부문은 PDP 정도밖에 없다.
휴대전화 액정으로 사용되는 STN-LCD는 중국 등 전세계 주요시장에서 휴대전화 재고가 늘고 가격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대수를 팔더라도 가격하락으로 매출이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배승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도 삼성SDI 1분기 실적이 PDP부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부진하거나 정체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하면서, 2분기에 실적 개선의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패널 가격, 원/달러 환율, 중국 내의 사스(SARS) 확산 여부 등 삼성SDI가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가 경영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어 실적 추정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게다가 TFT-LCD 공급 부족과 PDP부문의 예상 밖 호조 등 예기치 못한 긍정적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는데도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었다.
배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적정주가 7만7300원에 ‘중립’ 투자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런 비관론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삼성SDI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데 대해 우려감이 있었다.
그런데 삼성SDI의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까닭은, 본사 영업에 변화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주문 받은 물량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해외 지사로 이전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실제 삼성SDI의 생산 효율성에는 전혀 변화가 없으며, 이는 1분기 해외지사로부터 들어오는 지분법 평가익이 6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다는 게 민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삼성SDI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반응은 오해에 가깝다는 얘기다.
권정우 서울증권 연구원도 “세계적으로 디스플레이의 중심축이 CRT에서 TFT-LCD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SDI 본사 기준 CRT의 매출비중은 이미 1분기 중 28.9%까지 떨어지는 등 이 회사는 이미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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