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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에디터스메모
[편집국] 에디터스메모
  • 박형영
  • 승인 2003.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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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행복하십니까? 기자들은 휴일이 많은 5월이 괴롭습니다.
많은 기업이 닷새를 쉰다고 하고 심지어는 열흘간의 장기 휴무에 들어가는 기업도 있다고 하는데 법정공휴일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고 있으니…. 그러나 정작 괴로운 건 쉬지 못하는 게 아니라 취재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정해진 날에 잡지는 어김없이 나와야 하는데 취재원들은 휴무에 들어갔으니 애꿎은 달력만 원망할 뿐이지요. 노동절인 1일 “일할 수 있다는 것만도 행운”이라고 자위하며 사무실에서 기사와 ‘씨름’을 하고 있을 때 한 친구에게서 e메일이 왔습니다.
대학 다닐 때 노동야학을 했던 이 친구는 “오늘 같은 날은 한번쯤 노동의 고귀함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남들보다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철썩같이 그렇게 믿고 있는 내게도 솔직히 노동은 고귀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고역이 되기 십상입니다.
가정의 달 5월,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여러분의 노동은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살찌게 합니까. 혹시 업무에 찌들어 딱 한달만 푹 쉬고 싶다고 느끼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일만 하면 행복할 것 같은데 일자리가 없어서 고민이십니까. 사실 ‘행복’이란 단어처럼 주관적인 것도 없습니다.
조사결과를 보면 행복은 소득수준과는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1998년 영국의 런던 경제정치대학이 각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를 조사했는데 54개 조사대상국 중 방글라데시가 1위를 했다고 하니 흥미롭습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23위였고 미국은 46위에 불과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이 느끼는 행복도는 66.5로 10년 전의 57.0보다 10점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분명하지만 생활환경은 크게 개선된 것이 없고 빈부격차는 오히려 악화되었는데 의외의 결과입니다.
이 결과는 한국인의 독특한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물질주의’는 줄어들고 ‘탈물질주의’는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극단적인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가 모두 줄어드는 반면 양자를 함께 추구하는 혼합형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일하는 게 행복할까요. 쉬는 게 행복할까요. 구조적인 실업을 피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실업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일과 여가, 그리고 행복의 함수를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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