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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현대산업개발(1263)
[뷰포인트] 현대산업개발(1263)
  • 이원재 기자
  • 승인 2003.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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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전세? 하반기 타격? 현대산업개발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건설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이 실적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7% 감소했으나,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8.1%, 19.8% 늘어났다고 최근 밝혔다.
순이익도 62.3% 커진 것으로 나타났고, 신규수주액도 7357억원으로 양호한 것으로 발표했다.
박용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런 실적 발표에 근거해,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중립과 매수 사이의 의견으로, 기대수익률 수준을 예측하기 어려우나 긍정적 변화로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투자의견)로 상향조정하면서 목표주가 9400원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에 주당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나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이번 1분기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매출원가율이 1.8%포인트 낮아져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순금융비용이 33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출원가는 분기별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해도, 금융수지 개선은 차입금 감소에 따른 효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허문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낙관론에 가세했다.
그는 ‘실적만큼 좋은 재료는 없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매수의견을 내놓으면서, 목표주가 1만200원을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현대산업개발의 펀더멘털이 분명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울 강남 아이타워와 미분양 아파트 매각 성공 등 3년 동안 이어진 구조조정이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올해부터 구조조정 효과가 실적호전으로 가시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여기다 주택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주택경기가 가라앉을 때 기업 전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점점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현대산업개발이 토목사업 수주 비중을 확대하면서 1분기에는 토목사업 비중이 45.9%(수주 기준)나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모두 9개의 민자 SOC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2개의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착공될 것이라 이 역시 실적호전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이 단독기업이기 때문에 계열사에 대한 지원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는 점도 주목했다.
재벌그룹 계열사들처럼 계열사 지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현재의 우량한 재무안정성이 앞으로도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주택부문 수주경쟁력이 업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이인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이 가장 경쟁력이 높은 주택부문이 성장둔화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의견을 내보였다.
이인재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8500원을 제시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세분화다.
이런 정책이 실시되면서 아파트 재건축 요건이 강화하면, 결국 전반적으로 재건축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현대산업개발 같은 주택전문 건설업체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미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상승 기미를 보이자 수도권 일대의 재건축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데, 이렇게 기존 수주분의 공사가 지연되면 매출액 감소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현 정부의 주택수요 억제정책이 현대산업개발과 같은 주택전문 건설업체에는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태준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도 주택건설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 여전히 주택건설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적정주가 8820원과 투자의견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을 제시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주택부문이 68.2%나 되는데, 이는 경쟁사인 LG건설의 39.3%나 대림산업의 40.6%보다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주택사업부문은 재건축규제 강화와 함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형편이다.
여기다 이런 불균형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민자 SOC사업쪽을 봐도 사정은 썩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현재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민자 SOC사업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사들이 3~5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수익에 반영되는 시기는 2005년 이후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 재건축 규제 강화 움직임 이후 주택경기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현대산업개발 주가 흐름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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