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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항공화물 산업, 좌표는 어디쯤?
1. 국내 항공화물 산업, 좌표는 어디쯤?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05.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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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은 만점, 국가전략은 빵점 현재 세계 항공화물 시장규모는 대략 45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1년 예산 128조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또한 항공화물 시장은 2010년까지 연평균 6%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각 국가들이 국제공항을 크게 늘리거나 첨단화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항공화물 성장세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1990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우리 나라 항공화물 운송실적은 연평균 9.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객운송 증가율이 7.3%인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항공화물의 비중은 물동량 측면에서 보면 0.3% 정도로, 해운화물에 비해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액수 측면에서 보면 30%로 비중이 높다.
아울러 점차 국내 산업구조가 첨단화하면서 고가의 전기·전자제품 수출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을 수송하는 항공화물의 비중과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항공화물 운송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동북아 주변국들의 역할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항공화물 전략도 장기적인 미래 전략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국제화 플랜’이 필요하다.
인천공항 시설·여건 아시아권 으뜸 그렇다면 국내 항공화물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비전은 어떨까. 일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항공화물산업이 새로운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예컨대 대항항공은 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 연속 항공화물 세계 2위’라는 성적표를 냈는데, 이는 우리나라 항공화물의 가능성을 잘 말해준다.
특히나 아시아나항공과 대항항공의 항공화물 실적은 아시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한다.
국가전략만 뒷받침되면 대한항공의 세계정상 탈환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한항공의 화물여객기 보유대수는 세계적인 항공사들보다 20% 이상 많다.
항공화물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인천국제공항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개발연구원 자료를 보면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크게 대내적, 대외적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아시아권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물류시스템의 통합과 정보화, 그리고 운송기반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항공사나 포워더(운송알선업체), 화주, 세관 등 공항 이용자들은 항공화물을 처리하는 순간부터 모든 물류의 흐름을 한눈에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지리적인 여건과 항공화물기의 24시간 운항자유화, 저렴한 공항시설료, 주변지역의 물류 및 배후단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예컨대 아시아권에서 인구 100만명 이상의 43개 도시와 비행기로 4시간 이내에 연결되는 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이 단연 으뜸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의 경쟁력은 동북아 주변지역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이는 2000년 이후 국적항공사의 환적화물 운송실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00년 이후 환적화물 점유율이 큰 변화 없이 64%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도 2000년 이후 환적화물 점유율이 6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항공화물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어 전망이 밝다.
물류·운송분야 전문 리서치 및 컨설팅 기업인 머즈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은 94년 1660만톤에서 99년 2300만톤으로 대략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년까지는 연평균 5.8%씩 성장할 것으로 머즈글로벌은 예측하고 있다.
더 장기적으로는 보잉사가 예측한 바에 따르면 세계 항공화물운송 시장은 앞으로 2020년까지 연평균 약 6.4%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세계 항공화물 시장이 커지고 있어 국가전략이 뒷받침되면 효자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인력 턱없이 부족, 발전에 한계 그러나 주변 국가들이 항공화물을 전략적으로 키우면서 이 시장은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예컨대 중국은 국가전략적 물류중심지로 상하이를 선정했다.
중국은 상하이의 푸동공항을 앞으로 10년 안에 아시아지역의 항공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중국민항당국(CAAC) 산하의 항공사를 3개 집단으로 통합했으며, 각 집단 안에 반드시 한개의 항공화물회사를 설립하도록 했다.
대만도 항공화물의 규모 확대를 위해 차별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 본토인 푸젠성의 샤먼을 배후지로 하는 중계지 역할과 지역 허브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홍콩과 경쟁노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항공화물 전략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최첨단 항공화물시스템 구축이 가장 눈에 띈다.
일본은 항공화물 정보화를 위해 실시간 전산시스템의 네트워크화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시설은 첨단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전문인력 탓에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세계 2위의 항공화물 수송을 자랑하던 대한항공이 싱가포르항공에 밀려난 것은 물류 전문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국가 차원에서 발전전략이 부재한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예컨대 이는 기존 김포국제공항의 활용 전략이 없는 것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애초 김포국제공항은 화물터미널로서 전체 항공화물의 28%를 처리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그러나 2002년도 수출통관은 대략 4천건으로 인천국제공항의 5% 정도만 처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국가 차원의 항공화물 전략이 없다고 한결같이 지적한다.
실제 정부 내 항공화물담당부서도 서로 흩어져 있으며 업무영역도 명확하지 못하다.
이런 저런이유 때문에 세계 2위의 항공화물 수송을 자랑하던 대한항공이 2001년부터는 싱가포르항공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사실은 정부나 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내 항공화물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가능성이 크고 비전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국적항공사들의 경우 항공운송산업에서 차지하는 항공화물 운송수입의 비중은 세계 평균 16%대에 비해 훨씬 높은 30%대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항공화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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