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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女心을 최대한 자극하라
[창업] 女心을 최대한 자극하라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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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주도권 남성에서 여성으로


“남자들 불쌍합니다.
구조조정 바람으로 용돈 쓰기도 눈치 보이고 요즘은 경기가 나빠 회식도 많이 줄어들어서 스트레스 풀 기회도 적죠.”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김아무개(40)씨의 하소연이다.
남성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지만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업종은 늘 만원이다.
여의도에 있는 한 샤브샤브 전문점의 경우 직장인들이 한차례 쓸고 지나간 점심시간 이후에도 삼삼오오 모여드는 주부 고객들로 붐빈다.
사무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오피스 상권은 매출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여성 소비자 비중이 높은 주택가의 음식점, 특히 여성 취향에 맞는 음식점에는 고객들이 크게 줄지 않고 있다.


호프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전과 달리 여직원들이 가고 싶은 곳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 여성들이 선호하는 안주 개발 등 여성 취향을 만족시키면 단체손님을 끌기가 쉽다.
이렇게 소비의 주도권이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여심을 사로잡으려는 여성 취향 업종이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술집도 식당도 여성 테마점 인기

최근에 등장한 여성 테마 호프 전문점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4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최종식(36·큐즈 강서구청점 사장)씨는 얼마 전 여성 테마 호프 전문점을 열었다.
“‘퇴근길에 맥주나 한잔 할까’라는 말은 이제 남자들 전유물이 아닙니다.
요즘은 여성들이 이끄는 곳으로 남성들이 따라가는 게 일반적이고 여성들끼리도 호프집을 많이 찾는다는 걸 알고 유망한 업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씨는 평소 주점을 갈 때 여성들에게 의사결정권이 있는 걸 보고 여성 테마 호프 전문점을 창업했다.
여성 맥주 전문점은 기존의 남성적 이미지를 탈피해 여성 취향에 맞는 섬세하고 아늑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들의 감성에 초점을 맞춘 고품격 인테리어와 식기류, 콩으로 만든 소시지와 곤약, 칼로리가 적은 다이어트 안주 등으로 여성 고객을 공략한다.


여기에다 맥주와 테이크아웃을 결합한 멀티컵도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는 상품이다.
또 주량이 적은 여성들을 배려해 가볍게 혼자서도 마실 수 있는 잔술 개념의 엑스트라 세트를 선보였다.
아울러 맥주 제조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쿨링 파이프와 맥주를 마시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숍인숍 개념의 다양한 상품판매도 이색적이다.


창업비용은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시설집기비 등으로 점포임대비를 제외하고 총 7천만~9천만원선이다.
여성 테마호프 전문점은 일반 호프 전문점 입지라면 어디든지 입점이 가능하지만 여성들의 소비주도권이 강한 주택가나 대학가 밀집지, 여직원들이 많은 오피스가, 여성의류타운 등이 많은 유흥가 등이 유리하다.


매장의 특별한 컨셉이 B급 입지에서도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에 입지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오픈할 때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사은품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는 게 좋다.
특히 주변일대가 주거지와 상업지라면 단골고객 확보가 가장 중요하므로 한번 찾은 고객은 다시 찾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빈 테이블이 없어 돌아가려는 고객에게는 다음에 올 때 할인해주거나 무료안주 등을 주는 서비스 쿠폰을 제공하고 메뉴가 입에 맞지 않는다는 고객이 있으면 입맛에 맞을 만한 메뉴를 추천해 시식을 유도하는 것이 한 방안이다.


또한 주변 점포들과 영업시간을 비슷하게 유지해 늦은 시간에 고객을 맞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점들이다.
최씨의 하루 매출액은 200만원선이다.
일반 호프 전문점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여성 단골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인테리어·메뉴·서비스 여성 ‘입맛’대로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1인 샤브샤브 전문점도 대표적인 여심 공략 업종이다.
오피스 상권은 물론 다소 입지가 떨어지는 주택가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1인 샤브샤브 전문점은 여성들 취향에 꼭 맞는 메뉴와 서비스로 일반 남성고객은 물론 주부 단체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1인 샤브샤브는 2~4인분을 한 냄비에 넣고 조리한 뒤 개인용 식기에 덜어 먹는 종전의 샤브샤브와 달리 조리와 서빙을 개별적으로 하는 게 특징이다.
테이블 위에 전자레인지를 설치해 자신의 냄비에 얇게 썬 고기를 살짝 데치고 각종 채소와 곁들여 먹는다.
고기의 기름기를 빼기 때문에 칼로리가 낮고 채소를 곁들여 여성들이 특히 선호한다.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메뉴는 상추샤브샤브다.


사업 경험이 전혀 없던 전업주부 이향미씨의 경우 점포부터 얻어놓고 업종을 찾던 중 익숙한 업종인 생고기 전문점을 고려하게 됐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마진율도 낮다는 걸 알고 컨설팅회사에서 상담을 받은 결과 1인 샤브샤브를 선택했다.


64평 매장에 1억3천만원을 들여 점포를 냈는데 가락동 인근의 젊은 벤처 직장인은 물론 아파트 단지의 여성 고객들로 늘 붐빈다.
현재 순수입은 월 1천만원선이다.
1인 샤브샤브 전문점의 또 다른 장점은 전문 주방장이 필요없고 인건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다.
주방에서 육류 절단기로 고기를 썰고 채소만 세팅하면 된다.
소스와 양념은 체인본사에서 공급받을 수 있어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다.
고객들이 직접 조리해서 먹기 때문에 서빙인력도 줄일 수 있다.


이밖에도 허브용품 전문점, 허브차를 주요 품목으로 내세운 허브 에스프레소커피 전문점, 샌드위치 전문점 등이 여성을 노린 업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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