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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머니] 원금보전 투자도 DIY!
[씽크머니] 원금보전 투자도 DIY!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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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과 주식 등 위험자산 배분 잘 하면 ELN 효과…손절매 원칙 지키는 게 포인트


ELN(주가연계채권)의 제1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원금보장’, ‘시중금리+알파’의 수익률이다.
증권사의 ELS(주가연계증권)든 은행의 ELD(주가연계예금)든 근본은 다 같은 ELN, 즉 채권이라 발행사가 망하지 않는 한 상환약속을 지킨다.
그래서 원금은 잃기 싫고 주가상승 수익률은 따먹고 싶은 투자자들한테 인기가 좋다.


하지만 모든 금융상품이 그렇듯 ELN 역시 모든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특히 지수 변동에 올라타고 싶어하는 투자자한테 ELN은 맞지 않는다.
3월 중순 종합주가지수가 520이었을 때 120%의 행사지수로 은행권의 넉아웃형 ELD에 가입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지수가 624까지 오른 4월 중순 이후 주가 흐름은 그와 아무 상관이 없게 된다.
넉아웃형은 지수가 목표값 이상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수익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쯤 만기시점 주가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주는 불스프레드형에 가입할걸, 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스프레드형에 가입해도 만기 때 지수가 그보다 높지 않다면 중간에 주가가 어떻게 요동쳤든 초과수익은 얻을 수 없다.


ELN 투자는 생각보다 까다롭다.
원금보장형이라고 수익까지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시장 예측을 잘못하고 상품을 선택하면 정기예금 금리 이상 수익을 얻기조차 어렵다.
게다가 만기 전에 해약하면 환매수수료가 높아 되레 원금을 깎아먹는다.
가입기간 동안 환금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는 “위험자산에 투자하면서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투자자가 ELN을 선호한다”고 지적한다.
주식 같은 위험자산 투자전략으로는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



내 손으로 상품 설계…수수료 걱정 NO

사실 자산 배분과 손절매만 잘해도 원금보장형 ELN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즉 원금보장형 상품도 DIY(Do It Yourself)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DIY 가구를 만들 때 그러하듯 DIY로 금융투자를 할 때도 약간의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수고 정도면 충분하다.


우선 투자한 뒤 1년 동안 묻어두고 뒤돌아보기도 싫은 분은 다음 두가지 시나리오를 보시라. 우선 ‘시나리오1’. 정기예금(국공채) 세전 금리가 4%, 원금이 100이라고 했을 때 정기예금에 96.15, 주식에 3.85를 투자하면 보유주식이 휴짓조각이 되어도 원금은 건질 수 있다.
1년 뒤 주가가 17%까지 떨어져도 원금을 건질 수 있으려면 정기예금에 80.77, 주식에 19.23을 배분하면 된다.
그러면 주가가 50% 오를 때 12.85%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게 ‘시나리오2’다.
시나리오2는 종합주가지수 600을 기준으로 498까지 떨어져도 원금이 보호된다.


이 두 시나리오는 자산 보유 뒤 1년 동안 매매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계산한 것이다.
주가 변동성에 올라타려 하는 투자자는 이 전략을 기반으로 자산 재배분 전략을 써서 좀더 적극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자산 재배분이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말한다.
주가가 올라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높아지면 주식을 팔고 다시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산다.
그 과정에서 시세차익은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런 전략은 주가가 지금처럼 대세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효과적이다.
3월31일 종합주가지수가 535일 때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는 4월18일 지수가 624에 이르면 주식비중이 이전보다 16% 늘어난다.
늘어난 비중만큼 주식을 판다.
4월25일 지수는 566이 된다.
주식비중은 9.3%가 준다.
다시 그만큼 주식을 산다.
5월12일 지수 631일 땐 팔고 5월22일 지수가 594일 땐 산다.


자산 재배분 전략을 쓸 땐 손절매 원칙 역시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래야 원금을 보전하면서 계속 매매할 수 있다.
<표1>은 @쿠션@이 3.85일 때 승수별 자산배분 전략, 손절매율을 계산한 것이다.
쿠션에 승수를 곱한 값이 위험자산, 즉 주식투자액이다.
승수가 낮을수록 투자 위험은 적고 승수가 높을수록 투자 위험은 많다.
데이트레이더 같이 위험 감내도가 높고 손절매율이 낮은 투자자들은 승수 5 이상에서도 버틸 수 있다.
최소 하루 최대 한달 정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스윙트레이더는 승수 3~5가 적합하다.



자산 재배분 전략, 박스권일 때 효과적

승수 3으로 투자전략을 짤 땐 원금 중 88.46%를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11.54%를 ETF 등 주가 인덱스에 투자한다.
이 경우 주가가 31%까지 떨어져도 원금이 보존된다.
이런 전략을 쓸 땐 주가가 31%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손절매해야 주식 투자액이 바닥나지 않아 매매를 계속할 수가 있다.
물론 대세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땐 주식을 추가 매수한다고 해도 말리지 않겠다.
소위 ‘물 타기’는 잘 쓰면 득이 된다.
저가 매수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적인 자산배분 전략은 젊고 공격적인 단기 투자자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노령화 사회에 마흔살, 쉰살 넘어서도 월급에만 기대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부터 미리미리 자산배분 전략을 공부해둬야 나이 들어서도 안정적으로 금융소득을 거둘 줄 알게 된다.


이게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분, 자산재분배에 시간을 쓸 시간이 도통 없는 분은 그냥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서 ELN을 사시는 게 낫다.
그래도 동적 자산배분 전략의 원리를 머리에 넣어두시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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