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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웹젠 코스닥 황제주로 데뷔
[컴퍼니] 웹젠 코스닥 황제주로 데뷔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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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에 3조3천억원 몰려…3D게임 ‘뮤’ 유료화 돌풍 일으키며 승승장구


공모주 청약 경쟁률 1434 대 1, 공모자금 3조3050억원. 1999년 한통하이텔(4조1천억원)과 2000년 엔씨소프트(3조7천억원)에 이은 코스닥 사상 세번째 공모자금 유치 기록. 지난 한주 동안 주식시장은 잠자던 코스닥시장에 거센 바람을 불러일으킨 웹젠 이야기로 모처럼 즐거운 수다 한판을 벌였다.
코스닥 황제주로 일컫던 엔씨소프트가 거래소로 옮긴 뒤의 공백을 이어받기라도 하듯, 웹젠은 새로운 게임 황제주로서 부끄러움없는 면모를 과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웹젠의 게임 ‘뮤’의 파괴력이 워낙 어마어마하다.
2001년 5월에 첫선을 보인 뒤 10월부터 유료 상용화로 넘어간 뮤는 그해 12월에 바로 손익분기점을 넘길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웹젠은 지난해 매출 288억원에 순익 121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매출 450억원에 순익 2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웹젠의 공모가격인 3만2천원이 웹젠의 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앞다퉈 적정주가 10만원대를 불렀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3만원대인 것에 비춰 볼 때 웹젠의 가치를 얼마나 인정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도대체 뮤가 어떤 게임이길래 이런 돌풍이 가능했던 걸까.


전문가들 “적정주가 10만원대”

웹젠의 뮤는 게임시장에서 진입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게임이다.
웹젠이 뮤를 내놓으며 첫 베타테스트에 들어간 때는 2001년 5월이었다.
그때는 이미 98년 등장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온라인게임 시장을 꽉 잡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모두 평면적인 2D게임이었다.
입체적인 3D게임이 차세대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예측은 있었지만, 쓸 만한 3D게임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3D게임은 비디오게임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던 때였다.


그때 웹젠에서 온라인게임으로는 처음으로 3D게임을 내놓았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게이머들은 시각·청각적으로 2D게임을 압도하는 뮤에 환호했다.
뮤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 테스트 한번 만에 100만 사용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힘을 얻은 웹젠은 그해 10월 유료화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비약적인 매출 신장을 나타낸 것이다.


뮤는 단순히 3D게임이어서 성공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에도 외국산 3D게임은 몇개 있었지만 시장에서 그다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웹젠 김남주 사장은 성공요인으로 “롤플레잉게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는 게 중요한데, 캐릭터의 상태를 겉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 게이머들의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을 꼽는다.
뮤도 리니지와 같이 자신의 캐릭터로 몬스터와 싸우면서 전투 아이템을 얻어나가는 ‘핵 앤드 슬래시’(Hack and Slash) 방식의 롤플레잉게임이다.
그런데 그때까지는 자기가 얻은 아이템들을 자신의 아이템 창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뮤에서는 다른 게이머들도 볼 수 있도록 자신이 획득한 아이템들로 치장을 할 수 있다.
10만가지 이상 조합이 가능한 아이템 시스템을 도입해 아이템에 따른 현란한 그래픽 변화를 과시했던 것이다.
즉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를 화려하게 꾸며갈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게이머들은 열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소수 마니아가 아닌 일반 게이머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빠른 시장진입 요인이었다.
뮤는 리니지 등 기존의 롤플레잉게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게이머들이 게임을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특별한 룰을 모르고도 5가지 규칙만 알면 쉽게 게임을 할 수 있어 기존 게이머들이 손쉽게 이전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3D게임의 핵심인 3D엔진이 뛰어났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컴퓨터에서라도 게임이 빠르게 구동될 수 있는 것은 엔진의 힘이다.
보통 3D게임은 데이터량이 많아 처리속도가 느려 웬만한 PC에선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뮤는 3D엔진 개발에 힘을 쏟아 PC에서 가볍게 구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이템을 10만가지씩 조합할 수 있는 것도 엔진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출시시기를 3D게임이 가능할 때에 맞춘 게 주효했다.
3D게임을 하려면 PC에 3D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PC방에 이 카드를 갖춘 PC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뮤 출시 바로 전에 외산 게임인 ‘워크래프트3’가 보급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워크래프트3는 3D게임이라 PC방에선 여기에 맞춰 3D 그래픽카드를 갖추기 시작했다.
웹젠은 뮤를 이 시기에 맞춰 출시함으로써 인프라의 지원을 업고 들어갈 수 있었다.



리니지2 누를 차기작 준비중

현재 뮤의 승승장구는 그칠 줄을 모른다.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의 계약금인 280만달러를 받고 중국과 대만에 수출을 하기도 했다.
올 2월부터 상용화가 시작된 중국에는 리니지보다도 먼저 들어가, 현재 동시접속자수 27만명으로 리니지의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뮤를 주목하는 것은 아직 이 게임이 ‘성장단계’에 있다는 점이다.
아직 스토리의 50% 정도만 오픈한 상태라 앞으로 발전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롤플레잉게임의 성장단계를 살펴보면 공성전(수십, 수백명의 전사들이 함께 달려들어 성을 뺏기 위해 싸우는 것)을 도입한 이후 2년 정도를 피크로 본다.
그런데 아직 뮤에서는 공성전을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
즉 적어도 2년 이상 이 게임은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뮤의 최고 경쟁자는 앞으로 출시될 ‘리니지2’가 될 것이란 예측이 높다.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의 속편 리니지2는 3D게임으로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남주 사장은 자신만만하다.
“게임에선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최신의 기술, 최신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해 1~2년 뒤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차기작은 완전히 다른 시장을 공략할 겁니다.
” 이미 잡아놓은 3D게임 시장에 연연하지 않고 재빠르게 다음 시장으로 움직일 준비를 하겠다는 이야기다.


웹젠은 이번 공모로 300억원 정도를 유치했다.
이 자금으로 서버 증설, 인력 유치, 그리고 차기작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한번의 성공을 다음 성공으로 이어가는 게 첫 성공보다 훨씬 힘들다고 많은 이들은 이야기한다.
웹젠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게임시장은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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