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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니모를 찾아서
[영화] 니모를 찾아서
  • 임범/ <한겨레> 문화부 기
  • 승인 2003.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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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를 찾아서

감독 앤드루 스탠튼
목소리 출연 앨버트 브룩스·엘렌 드제너러스·알렉산더 굴드·윌럼 데포·제프리 러시
상영시간 114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 6월6일


토이 몬스터 슈렉도 울고 갈걸?


내셔널 지오그라피 좋아하세요? 애니메이션도 좋아한다구요? 그럼 두 말할 필요 없다.
<니모를 찾아서>는 최고의 선물이다.
내셔널 지오그라피에서나 볼 법한 바닷속 여러 물고기들의 세계가 3D 최초,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픽사 스튜디오에 의해 실감나게 재현된다.
내셔널 지오그라피를 보고 얻었던 지식 한두 개. 오렌지색 몸통에 흰줄이 세개 그어진 클라운피시는 말미잘 촉수들 사이에 들어가 산다.
말미잘 촉수에서 내뿜는 독에 이 물고기만 면역성이 있다.
참치의 일종인 길이 4~5m 되는 청새치는 다른 물고기들을 사정없이 잡아먹는, 바다에서 범고래와 1, 2등을 다투는 킬러다.
픽사는 이런 종(種)의 특성들을 일일이 살려 캐릭터를 구축해간다.
어린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려면 이 정돈 돼야 한다.


호주 동북부의 산호초 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산호 동굴에 알을 잔뜩 낳아놓고 행복하게 사는 클라운피시 ‘말린’(목소리 연기 앨버트 브룩스) 부부에게 청새치가 나타나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다.
아내도, 알들도 다 잃게 된 말린의 눈에 산호동굴 옆에 떨어진 알 한개가 발견된다.
이 알이 부화해 태어난 ‘니모’(알렉산더 굴드)는 알이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한쪽 지느러미가 짧다.
니모는 설상가상으로 학교 간 첫날 다이버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 배를 타고 사라진다.
말린은, 얕은 바다에서 사는 클라운피시 주제에 심해를 건너 저편의 시드니까지 먼길을 나선다.
아들을 찾아.

<토이 스토리>부터 <몬스터 주식회사>까지 4개의 장편을 내놓으면서 픽사는 불패신화를 이뤄냈다.
<니모를 찾아서>는 앞의 네편을 뛰어넘는다.
캐릭터들은 개성이 넘치고, 이야기는 빈 틈이 없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 물고기 리갈블루 탕 ‘도리’(앨런 드제너러스)의 캐릭터는 이제까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낸 캐릭터 중에서 기발함과 유머의 면에서 슈렉과 함께 1, 2위를 다툴 것 같다.
밝고 유쾌한 픽사의 분위기는 그대로다.
말린과 도리의 모험길에 만나는 낯선 존재들은 하나같이 이들을 돕는다.
아무리 세상이 위험해 보여도 아이들을 밖으로 내놓고 키우라는 이 애니메이션의 메시지가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건 두 말할 나위 없다.
거기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닷속의 화면까지. 내셔널 지오그라피를, 애니메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도 <니모를 찾아서>는 다가올 여름에 훌륭한 선물이다.







영화 대 영화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2D의 한계? 니모의 한수 아래



한국말로 더빙할 때 장나라가 목소리 연기를 맡아서 화제가 됐던 이 덴마크 애니메이션은 바닷속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니모를 찾아서>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내용은 많이 다르다.
완전히 물고기를 의인화하는 <니모…>와 달리, 어린이들이 과학자가 만든 약을 먹고 물고기로 변해 바다로 빠진다.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하는 해독제까지 바다에 빠져 이걸 찾는 와중에, 바다를 지배하려는 독재자 상어 일당과 맞선다는 얘기다.
테두리선이 뚜렷한 2D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 디자인이 개성있고 신선한 데 반해 배경처리가 단조로운 편이다.
발랄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니모…>보다는 격이 많이 떨어진다.
바닷속의 사실감도 <니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니모…>는 그 정도로 훌륭하다.
<니모…>를 보면 눈이 높아져서 어지간한 건 성에 차지 못하게 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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