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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리모델링으로 군살 빼자!
[재테크] 리모델링으로 군살 빼자!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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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소득대비 10%가 적절…보장내용 꼼꼼히 비교, 중도해약·갈아타기 신중해야


회사원 김아무개(35)씨는 보험료를 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미래를 위한 준비도 좋지만 매달 꼬박꼬박 납부해야 할 보험료가 41만5천원이나 돼 적잖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3500만원인 자신의 연봉에 비해 보험료 지출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떨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이런저런 인연으로 가입 권유를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성격인데다, 가입 당시엔 평균 5만원 안팎 하는 보험료도 큰 부담이 안돼 생각없이 하나둘 보험을 들었던 것이다.
김씨도 어느새 7개나 되어버린 보험 가운데 3~4개는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어떤 것을 없애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았다.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무조건 손해라고 하지 않던가. 그마나 애써 부어 놓은 보험료마저 찾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김씨의 고민은 또 있다.
제대로 보험에 든건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중구난방으로 가입한 보험이 여러 개다 보니, 혹시 중복되거나 빠진 것은 없는지 항상 미심쩍었다.


그 동안 보험은 가정경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일단 들어두면 당연히 언젠가는 도움이 될 거란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종신보험을 앞세운 보험사들이 수선 마케팅 차원에서 ‘보험 리모델링’을 강조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보험 리모델링은 기존 보험상품의 구조와 판매 관행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파고든다.
인터넷 보험컨설팅 업체인 인스밸리 김영진 이사는 “그 동안 보험사들은 일반사망, 재해사망, 교통사고사망, 암사망 등 보장내용을 각각 쪼개 개별 상품으로 판매했다.
여기다 주계약과 특약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보니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한 보장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재해사망보다 일반사망 보장 늘려야

이 때문에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고도 구체적인 보장대상과 보장기간, 보장금액을 모르고 있는 계약자가 적지 않았다.
자연히 허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더구나 ‘보험 아줌마’들에 의한 연고 판매가 주류이다 보니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험관리 서비스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반면 종신보험은 상품 구조가 단순하다.
각종 특약을 부가하면 거의 대부분의 기존 보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종신보험으로 무조건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보험 중에는 나름대로 확실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ING생명 드림지점 신훈 부지점장은 “예를 들어 암보험이라도 확정금리가 9.5%인 상품이 있다면 절대로 해약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결코 넘볼 수 없는 높은 금리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상해시 소득보상금 지급 등 종신보험 상품에서는 좀처럼 제공하지 못하는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김씨처럼 소득대비 보험금 부담이 크거나, 소득수준 대비 보장금액이 너무 적은 경우, 기존 보험의 보장기간이 짧거나 얼마 남지 않은 경우, 여러 건의 보험이 있으나 보장내용이 편중된 경우에는 보험 리모델링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보험 리모델링을 시작하려면, 우선 전체적인 재정설계가 돼 있어야 한다.
각 가정의 살림살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먼저 짜여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거기에 맞춰 각 시기에 부담할 보험료 규모나 필요한 보장금액, 보장기간 등을 결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이미 가입해 있는 보험의 보장 분석이다.
각 보험의 보장내용을 들여다 보고 불필요하거나 빠져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우선, 여기저기 꼭꼭 처박아둔 보험증서를 모두 꺼내 한 곳에 모아보자. 혹시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면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에서 제공하는 보험계약 조회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부모님이나 주위에서 본인 모르게 가입해둔 보험이 있을 수 있느니 한번쯤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주민등록증만 갖고 협회에 찾아가면 된다.
단, 보험사, 상품명, 전화번호 등 아주 기본적인 정보만 알려주기 때문에 실제 계약내용은 해당 보험사에 문의해 직접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보험증권만 있다고 보장분석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오래 전에 나온 보험은 상품구조가 워낙 복잡해 보장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제, 김씨의 보험 리모델링 사례를 살펴보자. 김씨는 한달 보험료 지출이 전문가들이 적정 수준이라고 보는 ‘소득대비 10%’를 넘어서 보험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씨가 현재 가입해 있는 보험은 본인의 연금보험, 생활보험과 건강보험 2개, 그리고 배우자(33)의 건강보험, 자녀(18)의 교육보험, 어린이보험 등 모두 7개다.


보장 분석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점은 보장내용의 편중현상이다.
ING생명 신훈 부지점장은 “실제로 사망 원인을따져보면 불의의 재해로 인한 사망은 10%에 불과하고 일반 사망이 나머지 90%를 차지한다.
하지만 보험은 대부분 거꾸로 들어 놓고 있다.
발생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해사망에 보상을 집중시켜 놓는 것이다.
한마디로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김씨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교통재해 사망보험금이 9500만~1억4500만원, 일반재해 사망보험금이 5750만원인 반면, 일반사망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5천만원에 불과했다.
이 돈으로는 가장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을 꾸려나가는 게 불가능하다.
또 각종 사망보험금 규모가 큰 김씨의 생활보험은 보장기간이 65세로 끝난다.
평균수명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80세까지는 연장해야 한다.
따라서 김씨의 경우 생활보험을 해약하고 종신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때 암 치료 특약을 추가하면 암 진단과 수술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도 확충할 수 있다.
종신보험의 보험료는 15만12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암보험이라도 확정금리일 땐 유지를

이제 보험료 줄일 곳을 찾아봐야 한다.
일단 연금보험과 보장기간이 80세까지로 긴 배우자의 건강보험은 유지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김씨 앞으로 된 두개의 건강보험이다.
암치료 등 종신보험의 보장내용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둘 중 하나는 남겨둔다.
보장액수가 1천만원으로 더 큰 쪽을 살려두는 게 유리하다.
반면, 자녀의 교육보험과 어린이 보험은 모두 해약한다.
교육보험은 큰 보험료 부담에 비해 실익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이를 해약하고 종신보험으로 돌린다.
어린이보험은 가계소득 수준을 고려해 해약하거나, 보험료가 월 1만원 안팎인 순수보장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보험료 41만5천원을 30만5200원으로 줄일 수 있다.
반면 보장내용은 좀더 균형을 갖추게 된다.


보험 리모델링에서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바로 ‘숨겨진 비용’이다.
보험은 중간에 해지하게 되면 원금조차 제대로 돌려받기 어렵다.
보험료에 신계약비 등 보험사의 사업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보험을 새로 가입하면 이 사업비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꼴이 된다.
이는 보험 리모델링에서 보험의 중도해약이나 갈아타기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이유가 된다.
당장 해약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해약환급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해당 보험사에 문의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여유만 된다면 기존 상품을 모두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생명보험 상품은 설사 중복 가입했더라도 가입한 상품 모두에서 정해진 만큼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 리모델링은 한번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득이 늘어나거나 여러 가지 조건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 또다른 리모델링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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