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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청소기가 진화한다
[생활경제] 청소기가 진화한다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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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에서 무선, 로봇까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티가 잘 나지 않는 것이 집안 일이다.
그 중에서도 청소가 제일 그렇다.
조금만 게을리하면 금새 먼지가 수북이 쌓여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 여유가 없는 맞벌이 부부들은 깨끗한 집안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큰 고민거리로 떠오르기도 한다.
힘은 덜 들이면서도 집안을 깨끗이 치우기 위해 우선 ‘똑똑한’ 청소기부터 모셔다 놓는 건 어떨까.

90년대까지만 해도 진공청소기는 집안 청소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그 자체의 기능만으로도 인기 혼수품에 끼이곤 했다.
특히 아파트의 보급이 확산되고 서구식 생활패턴이 자리를 잡으면서 진공청소기가 빼놓을 수 없는 가정용품의 하나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점차 ‘진공청소기’에 다양한 기능들이 부가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단순히 먼지만 빨아들이는 청소기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따라서 최근에 출시되는 신제품들은 기능성은 최대한 살리면서도 편리성과 시각적인 효과까지 신경쓰고 있다.


진공청소기를 쓸 때 가장 아쉬운 점은 힘이 많이 들어가는 물걸레질을 따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나온 제품이 바로 ‘물걸레 청소기’다.
삼성전자의 물걸레 청소기 ‘쓸고닦고’는 뛰어난 세척력을 지닌 물걸레 2장이 별도로 설치돼 있는 강력한 모터의 회전으로 힘을 받아 귀찮은 걸레질을 대신해 준다.



먼지통 없앤 청소기, 흡입력도 좋아져

하지만 물걸레질을 대신할 수 있는 청소기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스팀청소기다.
말 그대로 뜨거운 스팀(증기)을 분사시켜 물걸레질은 물론 살균효과까지 낼 수 있다.
주로 유럽에서 카펫 청소를 위해 많이 사용됐던 스팀청소기는 현재 국내 중견업체들이 한국형 스팀청소기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한영베스트가 개발한 ‘싹스팀’이 대표적이다.
다만, 스팀청소기의 경우 깨끗하게 청소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물이 가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과 자칫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삼성전자(먼지따로)와 LG전자(싸이킹)가 ‘프리미엄급’으로 내세우고 있는 먼지봉투를 없앤 청소기도 써볼 만하다.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먼지통을 따로 둬서 종이봉투를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출시 초기에는 청소기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에 나온 신제품들은 흡입력을 450W 이상으로 강화시켰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가 ‘코드레스’를 내놓으면서 선 없는 청소기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코드레스는 4시간 충전으로 25분간 청소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청소할 때 편리하다.
대신 선 없는 청소기는 일반 청소기에 비해 고가인 편이며, 흡입력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LG전자, 내년 2세대 청소기 출시

하지만 이런저런 편리한 기능들을 따져봤자 사람이 손 댈 필요가 없는 청소기가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요즘 청소기 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단연 로봇청소기다.
지난 4월 LG전자가 국내 업계로는 최초로 로봇청소기인 ‘로보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로보킹은 청소기 전원을 리모콘으로 제어하도록 했고, 기존 외국산 제품이 예약기능이 없어 불편했던 점을 보완해 외출시에도 정해진 시간에 청소할 수 있는 예약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249만원이며, 예약주문을 받아 7월부터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LG전자는 내년에 보안기능과 홈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2세대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로봇청소기는 로보킹 외에도 스웨덴 기업 일렉트로룩스가 올초부터 ‘트릴로바이트’를 판매하고 있고, 미국 아이로봇이 LG홈쇼핑을 통해 50만원대의 ‘룸바’를 팔고 있다.
룸바는 다른 로봇청소기에 비해 기능은 좀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을 무기삼아 꽤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일부 중·대형 아파트에서는 중앙집진식 청소 시스템을 설치해 넓직한 공간을 청소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청소기가 거실이나 각 방에 설치된 배기구와 연결돼 있는 배기구를 통해 곧바로 먼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편리하다.
적어도 청소가 힘들어서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선택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된 셈이다.








청소기 잘 고르려면?


청소기도 제대로 고르려면 몇 가지 구매 포인트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흡입력을 봐야 한다.
진공청소기의 생명은 뭐니뭐니 해도 흡입능력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출시되는 청소기들은 보통 흡입력이 500W를 넘어선다.
하지만 흡입력이 너무 높으면 자칫 지나친 소음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국내산에 비해 수입제품들의 소음이 적은 이유도 흡입력이 300~350W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청소기의 흡입구와 본체를 연결하는 연장관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연장관의 재질은 청소하는 사람이 느끼는 노동 강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청소기 연장관은 플라스틱, 스틸, 알루미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제작비도 저렴하지만, 길이 조정이 용이하지 않고 자칫하면 부러질 염려가 있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비해 스틸 연장관은 튼튼하지만 무거운 것이 흠이다.


배기필터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진공청소기는 더러운 먼지를 빨아들여 먼지는 먼지봉투에서 거르고 흡입된 공기는 뒤로 배출한다.
이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요소를 배출해 공기를 오염시킬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배기구쪽에 공기정화 필터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두어야 한다.


이밖에도 안전성과 사용자의 편리성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예컨대 먼지주머니가 가득차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표시기능이 있는지, 침구 전용 흡입구가 있는지, 장롱 밑 틈새까지 브러쉬가 들어가는지 등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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