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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돋보기] 컴퓨터 영농법 시도
[북한경제 돋보기] 컴퓨터 영농법 시도
  • 김보근/ 한겨레통일문화연구소
  • 승인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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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모내기 작업이 6월 중순으로 마무리되면서 올해 북한 농사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북한이 농업에서 ‘콤퓨터’를 도입한 첫해로, 컴퓨터가 농업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지가 관심거리다.
북한 언론은 올해도 여느 때처럼 노동자 등 사회 각계·각층이 농민들을 도와 모내기에 나선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이란(6월5일)·베트남(6월2일) 등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농사일손 돕기에 나선 점을 부각시켜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 중 영국대사관의 경우를 살펴보자. 지난 6월6일자 <로동신문>은 “영국 대사 아써 스린과 대사관 직원들이 6월5일 평안남도 평성시 백송협동농장의 농사일을 도왔다”며 “이들은 일손을 도우면서 휴식참에 농장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오락회도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란대사관과 베트남대사관 직원들도 오락회를 열고 지원물자를 전하는 등 비슷한 형식으로 농장 방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언론은 이런 보도를 통해 일반 주민들의 농삿일 돕기를 독려함으로써, 농업생산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 언론은 ‘두벌농사’(이모작)를 강조하고, ‘감자·고구마 농사혁명’ 등 다양한 식량증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보도 속에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생산성 향상 시도가 눈에 띈다.
예컨대 총련계 <조선신보>가 지난 5월28일 소개한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논면적 389정보)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재령군을 비롯해 황해남도 4개군은 올해부터 ‘정보농업’을 본격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농사는 ‘컴퓨터가 낸 대로’ 하고 있다.
재령군만 해도 “농업과학원에서 26개의 협동농장이 있는 재령군을 크게 4개 지구로” 나누었다.
이어 컴퓨터로 “토양과 기후조건 등을 고려하여 영농공정을 정확히 계산해 준다”는 것이다.
처녀 때부터 41년 동안 농장 위원장을 맡아온 허남숙 관리위원장은 “경험에 따라 하니까 실수도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과학적으로 하니까 신심 가지고 할수 있지요”라며 농사일에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러나 이런 ‘신심’이 어느 정도 신뢰성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북한 식량수요가 632만t(농촌진흥청 추산)이지만 생산량은 413만t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량은 최대 148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왜 그럴까. 현재 북한 농업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비료와 농기계가 없다는 것인데, 노력동원이나 ‘콤퓨터 도입’이 이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열악한 농기계 사정은 지난해 11월27치 <로동신문>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로동신문>은 “신원군에서는 전기가 긴장해지자 작업반마다 족답기를 리용하여 낟알을 전투적으로 털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모내기를 끝낸 북한 농민들의 ‘희망’이 남북 농업교류를 통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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