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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대웅제약 “올해만 같아라”
[컴퍼니] 대웅제약 “올해만 같아라”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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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상승곡선, 영업이익 창사 이래 최고…오리지널 약품 판권인수 등 호재 잇달아


최근 제약업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모두 극심한 불황에 휩싸여 있지만 회사들 사이의 인지도와 영업력의 차이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웅제약도 이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듯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성장률이 3.7%로 매우 부진했지만, 올해에는 매출액 2700억원에 매출성장률이 16~17%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63억원에서 창사 이래 최고인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수하게 영업이익률로만 따지면 무려 37%나 상승하는 셈이다.
대웅제약은 최근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대증권 조윤정 연구원은 “영업력만을 놓고 따진다면 국내 최고”라고 손꼽는다.
(주)대웅 박재홍 경영관리본부장도 “대웅제약은 제약업계의 사관학교”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대웅제약도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절감 정책에 따라 소화효소제, 복합성분 제산제 등에 대한 보험급여가 전면 중단되자 대웅제약의 주력제품들의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01년에 영업력 확대를 위해 영업사원을 과도하게 채용함으로써 인건비의 상승을 초래했다.
당연히 수익성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해와 양상이 조금 다르다.
우선 2001년에 영업사원을 증가시킨 것이 조금씩 약발이 먹혀들고 있다.
게다가 일반의원에 대한 집중공략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일반인들에게는 ‘베아제’와 같은 소화제와 ‘우루사’와 같은 일반강장제를 제조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출구조를 들여다 보면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0%밖에 안 된다.
나머지 80%는 병·의원에 공급하는 전문의약품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9월 대웅제약은 (주)대웅과 대웅제약으로 회사분할을 했다.
이는 대웅제약의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사업전문화를 통해 OTC(일반의약품)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한편 대웅제약이 올해 2월 한국릴리와 맺은 항생제 ‘시클러’와 ‘로라비드’, 항궤양제인 ‘엑시드’ 등 3개 오리지날 의약품의 국내판권 인수계약이 대웅제약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3개 제품은 판권인수 전인 지난해 한국릴리가 170억원 가량 판매한 의약품이다.
때문에 한국릴리보다 영업력에서 우위에 있는 대웅제약은 이들 제품의 판매를 통해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아예 한국릴리와 공동마케팅으로 오리지날 의약품을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호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부터 보건복지부는 오리지날 의약품 다음에 최초로 생산되는 제품인 ‘퍼스트 제네릭’ 제품의 가격 수준을 오리지날 의약품의 80%까지 정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생물학적 동등성만 갖춘다면 가격을 80%까지는 책정할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오리지널 제품 2개에 제네릭 제품 22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제네릭 제품의 생산을 늘릴 것임을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제네릭 제품으로만 220억원의 신규매출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웅제약에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
올해 매출수준이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겠지만, 이런 상승세를 내년에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조윤정 연구원는 “IMF 때는 일반의약품만 경기의 영향을 받고 전문의약품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지금 상황은 전문의약품마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앞으로 대웅제약은 일반의원과 약국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칠 참이다.
대형병원에는 ‘위원회’가 있어 의약품 사용을 허가받기 위한 절차가 복잡하지만, 일반의원은 의사만 동의하면 언제나 의약품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의 사관학교’라 불리는 대웅제약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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