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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거원의 코스닥행에 이목집중
[컴퍼니] 거원의 코스닥행에 이목집중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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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흑자, 매출 두배씩 수직 상승…SW개발에서 MP3P로 주력사업 선회가 주효


창업 이래 8년 동안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매년 두배씩 매출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며 몸집을 키워온 디지털 멀티미디어 전문기업 거원시스템 www.cowon.com이 코스닥에 입성한다.
국내 MP3플레이어(MP3P) 업체로선 처음이다.
거원은 지난해 12월 코스닥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뒤 올해 5월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예정대로라면 6월말 일반공모를 거쳐 7월부터 매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모가는 4500~6천원 정도로 예상된다.


거원시스템의 코스닥 진입은 넷마블, 웹젠, NHN 등 주요 닷컴기업들의 화려한 입성에 뒤이은 것이어서, 또 하나의 ‘벤처갑부’가 등장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거원쪽은 담담한 반응이다.
오히려 박남규(38) 사장은 “MP3P 업계에서 처음 등록해 안팎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만큼, 부담이 더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업계 최초’란 대목에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걸 숨길 수는 없었다.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코스닥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2000년 목에 거는 MP3P 출시 히트

아직까지 거원시스템이라 하면 ‘제트오디오’란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거원의 대표상품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MP3P다.
거원시스템의 사업부문은 셋으로 나뉜다.
‘아이오디오’(iAUDIO) 브랜드를 앞세운 MP3P와 ‘제트오디오’를 대표주자로 한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벨소리와 컬러링 서비스와 같은 무선인터넷 관련 콘텐츠와 솔루션 사업 등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사업이 3각편대를 이룬 조화로운 포트폴리오다.


거원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간판제품은 멀티미디어 재생기인 제트오디오다.
1995년 4월 회사를 설립한 지 2여년 만인 1997년 7월에 발표한 제트오디오는 국내 사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국내·외 주요 소프트웨어 대상을 휩쓸었다.
발표 3개월 만인 1997년 10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평가기관인 ZDNet, CNET, TUCOWS 등으로부터 최상위 등급을 획득했고, 1999년에는 국내 최우수 소프트웨어로 선정되며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유력 소프트웨어 대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그 덕분에 거원시스템의 이름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의 산업환경은 자연스레 거원시스템에 변화를 요구했다.
지난 2000년, 거원은 제트오디오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MP3P 제조업체로 사업확장을 시도했다.
기존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하면서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 MP3P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해 9월 첫 MP3P인 ‘아이오디오 CW100’을 내놓았다.
CW100은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었던 ‘목에 거는 MP3P’로, 작고 가벼우면서 값은 10만대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었다.


여기에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거원의 ‘가격경쟁력 확보’ 전략이 들어 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100여개가 넘는 MP3P 제조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었지만, 시장은 좀처럼 확대되지 않았다.
따라서 거원쪽은 꼭 필요한 기능들만 탑재하고 가격을 낮춰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여기에는 ‘MP3P 가격이 비싸다’는 소비자층의 의견도 한몫 했다.


MP3P는 거원의 매출구조를 변화시켰다.
MP3P를 내놓은 이듬해인 2001년, 아이오디오는 4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번에 전체 매출액 84억5천만원의 절반을 삼켰다.
이는 주력사업이던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매출액 24억5천만원의 두배에 이르는 규모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고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MP3P 시장이 확대된 지난해부터는 전략을 바꿔, CW200과 CW300 등 대용량의 고급형 모델로 제품군을 차별화했다.


이밖에 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선인터넷 솔루션 및 콘텐츠 부문에서도 알토란 같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과는 무선인터넷 초창기부터 손잡고 각종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개발해 왔으며, 벨소리와 통화대기음 서비스인 컬러링, 주문형 음악·비디오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콘텐츠 포털사이트 아이오디오닷컴 www.iaudio.com을 통해 각종 유·무선 콘텐츠와 동호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원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168억원에 당기순이익 3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2001년에 비해 매출은 99%, 당기순이익은 100% 늘어난 것으로, 특히 휴대용 MP3P 매출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매출비중을 보면 아이오디오 시리즈를 앞세운 MP3P가 122억원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했으며, 무선인터넷 솔루션과 콘텐츠 사업이 42억원으로 전체의 5%를 차지했다.
제트오디오를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 소프트웨어쪽은 시장위축에 따라 4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350억원이다.
부문별로는 MP3P가 270억원, 무선인터넷 부문이 70억원, 소프트웨어 부문이 1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역시 두배 성장이란 가속엔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시너지 위한 채팅게임 사이트 오픈

사실 거원시스템은 참 복이 많은 기업이다.
국내 닷컴기업들이 화려한 부흥과 쓰라린 패배를 번갈아 맛보았던 반면, 거원시스템은 큰 고비 없이 순탄한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MP3P 업계의 현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그 동안 CD플레이어 타입의 MP3P 판매에 주력했던 업체들이 거원과 같은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리버’로 유명한 레인콤이 대표적이다.
코스닥에 먼저 발을 내딛은 거원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금 성장 태엽을 감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디지털 멀티미디어 솔루션업체’란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거원시스템은 지난 4월 3D 아바타 채팅게임 사이트인 파티파티 www.partyparty.co.kr를 열었다.
게임이라 해서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분야는 아니고, 무선인터넷 사업부에서 제공하던 주문형 음악방송과 컬러링 서비스 등 디지털 비디오·오디오 콘텐츠 판매와 연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초에 내놓은 제트오디오 새 버전의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하드디스크 기반 MP3P도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인터뷰/박남규 거원시스템 사장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터”




8년 연속 흑자를 내며 매년 2~3배씩 성장했다.
그 비결은.


보통 추진하던 사업이 난관에 부딪히면 적자를 내거나 쓰러지곤 한다.
거원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규모에 맞게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추진하는 사업마다 성과를 냈다.
또한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수출로 올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 사업환경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던 IMF 때도 수출이 호조를 보여 흑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거원의 강점은.

거원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효율성이 뛰어난 기업이다.
거원의 순익률은 18%로, 다른 업체의 5~10% 수준보다 훨씬 높다.
기술적인 면에서 디지털오디오 기술을 오래 전부터 축적해 온 게 비결인 것 같다.
MP3P는 PC와 연결해 써야 하는 제품이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미디어 소프트웨어쪽 기술을 오래 전부터 쌓아 왔다.
따라서 MP3P를 쓸 때 필요한 PC용 번들 소프트웨어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음성인식·압축·합성 분야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자랑거리다.
국내 최초로 PC용 음성인식·합성 소프트웨어를 만들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미국 현지법인인 제트오디오(JetAudio, Inc.)와 공동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다.
주문형 음악서비스나 컬러링 등 무선인터넷 부문도 여느 전문기업 못지않은 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간판 소프트웨어인 제트오디오는 올해를 시장 도입기로 보고, 내년부터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쪽 판매대행사와 마찰이 있어 소송이 진행 중이며, 판매대행사의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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