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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한컴·나모, 어디로 가나
[컴퍼니] 한컴·나모, 어디로 가나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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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비전문가들이 지휘권 넘겨 받아…내홍 끝내고 안정 되찾을 지 미지수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한글과컴퓨터(한컴)와 나모인터랙티브(나모)가 모두 소프트웨어 비전문가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한컴과 나모는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각각 ‘아래아한글’, ‘나모 웹에디터’, ‘V3’로 기라성 같은 해외제품을 압도해,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강국임을 입증하는 대표 기업 3인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새롬기술이 벤처투자가인 홍기태 사장의 휘하에 들어간 데 이어, 한컴과 나모까지 창업 엔지니어들의 품을 떠나게 됐다.
따라서 이제 3인방 중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기업을 직접 책임지는 곳은 안철수연구소만 남은 셈이다.
한컴의 경영권을 쥐게 된 프라임산업은 테크노마트를 대표상품으로 가진 부동산개발회사다.
한컴의 경영권 분쟁은 이사회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김근 전 사장을 해임하고 류한웅 이사가 사장직을 맡으면서 일어났다.
이에 김근 전 사장은 사장 해임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두 사장 체제’라는 기막힌 상황으로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다른 기업을 등에 업었다.
먼저 류한웅 전 사장이 서울시스템을 끌어들여 대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김근 전 사장이 프라임산업과 접촉했고, 결국 프라임산업이 지분의 13.84%를 차지하여 대주주가 되면서 한컴 경영권 분쟁은 극적인 종식을 맞이했다.
그리고 프라임산업 백종헌 회장의 동생이자 프라임벤처캐피털 사장인 백종진 사장이 이번에 직접 사장직에 오르게 되었다.
프라임은 테크노마트를 소프트웨어밸리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면서 한컴 인수가 전혀 관련 없는 일에 손을 뻗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프라임측은 “대표 소프트웨어 브랜드인 한컴의 이름으로 여러 소프트웨어들을 상품화해 소프트웨어 지주회사로 나아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적절한 소프트웨어를 발굴해서 제품화하고 2~3년 안에 게임산업에도 진출하는 등 ‘한컴’의 이름을 살려 사업 기회를 늘려가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나모는 세중의 천신일 회장이 경영권을 쥐게 됐다.
나모의 경영권 분쟁은 창립자였던 박흥호 전 사장이 게임과 모바일 사업에 손을 댄 것이 수익성 악화로 드러나면서 불거졌고, 얼마전 박흥호 사장이 퇴임하면서 종결됐다.
역시 이 과정에서 나모도 김흥준 이사가 세중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면서 새주인을 맞았다.
현재 나모의 1대 주주는 김흥준 이사(12%)지만 경영에서는 손을 떼겠다고 밝혀, 세중의 천신일 회장이 박흥호 전 사장의 지분 9.13%를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세중은 여행·물류 회사로 세중정보통신, 세중컨설팅, 세중모비스, 세중게임박스 등 자회사를 설립하며 최근 IT쪽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총판 등 주로 유통을 했을 뿐 직접 개발에 손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분쟁 과정에서 두 회사는 개발회사의 핵심인 CTO(최고기술책임자)들을 모두 떠나보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나모는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했던 박흥호 전 사장과 창립멤버로서 전설의 프로그래머로 불리던 김형집 이사를 엔씨소프트로 보냈다.
한컴도 2여년 전에 의욕적으로 미국에서 불러왔던 최승돈 이사를 이번 분쟁 과정에서 떠나보냈다.
이런 이유들로 새 주인을 맞이하는 한컴과 나모의 미래가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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