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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거상] 화장품 종합 쇼핑몰 코스미 www.cosme.co.kr
[인터넷거상] 화장품 종합 쇼핑몰 코스미 www.cosme.co.kr
  • 이태호/ 객원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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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먹히는 정글 세계 먼저 찜해야 성공


마케팅 전문가인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선도자의 법칙’을 제일의 법칙으로 꼽았다.
성공하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싶다면 누구도 진입하지 않은 시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라는 것이다.
이 규칙은 인터넷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판매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잘 팔려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자신의 사이트를 제일 먼저 인식시켜야 한다.
아니면 덤핑에 가까운 가격경쟁을 각오하거나 파격적인 사후서비스를 감행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규모의 비즈니스’는 아예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대형 커뮤니티 또는 종합몰이 대세를 이루는 화장품 쇼핑몰 분야에서 꿋꿋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화장품 종합 쇼핑몰 코스미 www.cosme.co.kr는 선도자의 법칙이 유효함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또한 오프라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온라인에 접목시킴으로써 통합적인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쇼핑몰을 책임지고 있는 민경진(42) 사장은 1985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팔아 왔다.
그는 전국 24개 화장품 판매상으로 구성된 판매조합의 전무이사를 맡기도 했는데, 마침 전국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때에 인터넷 비즈니스에 눈길을 준 것이 코스미를 만든 계기가 됐다.



“최초로 뛰어들어라”

“1999년이었죠. 인터넷 쇼핑몰이 아직 활성화하지 못하던 때에 매장 한켠에 컴퓨터 1대를 구입해 놓았어요. 쇼핑몰은 ‘메이크샵’의 임대 방식을 이용하기로 했죠. 웹마스터 2명과 함께 한 달 동안 밤새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벤치마킹할 만한 사이트가 없어 독특한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더군다나 임대 쇼핑몰을 이용함으로써 개발비가 적게 들고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틀에 박힌 프로그램만 이용하다 보니 독창적인 디자인이나 부가 액세서리를 갖출 수는 없었다고 한다.


쇼핑몰을 연 지 이틀 만에 첫 주문이 들어왔다.
당시에는 인터넷 쇼핑몰이 많지 않은 때여서 화장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을 쉽게 끌어들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날마다 주문건수가 늘어나 지금은 월평균 매출이 10억여원에 이르고 순이익은 최고 1억원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오프라인에서 취급하는 화장품이 곧 온라인 판매용이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화장품을 팔 수 있으려면 상품기획이 매우 중요하다.
민 사장의 상품기획 대원칙은 세가지다.
“하나는 쇼핑몰에서 팔릴 수 있는 저가 상품이어야 합니다.
두번째로는 가격은 낮아도 상품의 질이 좋아야죠. 마지막으로 시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성있는 이벤트 상품으로서의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이런 상품들을 통해 쇼핑몰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거든요.”

민 사장은 다른 쇼핑몰과 달리 전국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서 누구보다 빨리 기획상품을 선점할 수 있었고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해외브랜드를 포함해 5천여가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고 매입거래처만 130여개에 이른다.


인터넷 사업은 선점업체가 우위를 차지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별다른 광고지출 부담없이 인지도를 넓힐 수 있었다.
제휴도 비교적 수월했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인 마이클럽닷컴, 코리아, 야후, 다음 등의 쇼핑몰에 입점하는 기회를 차지함으로써 외연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이 생존포인트라 할 만하다.


다른 한편으론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다 보니 수지를 맞추는 것이 무척 힘겹다.
그래서 재고유지는 불가피하되 가급적 팔리는 상품을 선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상품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은 일종의 내부투쟁에 가까웠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비용절감을 꾀하지 못하면 수지개선을 도모하기가 어려운 것이 쇼핑몰 업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메이저급 화장품 제조사가 가격보호정책의 일환으로 온라인 전용 화장품을 출시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화장품 쇼핑몰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온라인 전용 화장품을 팔아보니 실적이 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화장품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채널의 구축이 중요함을 반증하는 거죠.”


“전문성으로 승부해라”

지난해 화장품시장의 규모는 소비자 구입가격 기준으로 약 5조9천억원에 달했으며, 성장률 측면에서는 경제성장률이나 민간소비 증가율보다 높았다.
그러나 현재 화장품 전문몰 가운데 월 매출이 1억원을 넘는 사이트만 해도 100개가 넘는다.
종합몰까지 고려한다면 1500여개 사이트에 이른다.
인터넷 상거래 중 두번째로 거래가 많은 품목이 화장품일 정도로 극심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게다가 화장품 쇼핑몰은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없어 ‘가격’을 최고의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메이저급 쇼핑몰들은 시중가격보다 최고 40% 이상 싸게 팔고 있다.


하지만 민 사장은 업계 선두를 자신하고 있다.
우선 누구보다 먼저 팔릴 만한 신상품을 제때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오랫동안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팔리는 상품을 고르는 ‘감’은 성공적인 이벤트 기획의 핵심 역량이라고 자평한다.
최근 화장품 쇼핑몰들이 점차 종합쇼핑몰을 지향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오직 화장품 전문몰을 자처하고 있는 코스미는 전문성을 더욱 심화시켜 오히려 다른 쇼핑몰과는 다른 차별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에게 매출 규모에 걸맞는 조직 정비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사업 초기에는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요. 그래서 ‘포장업무’만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물류체계의 확보와 회계분야의 정비가 절실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거의 전 직원이 새로 조직된 물류 및 회계시스템에 맞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췄고 경영목표상 필요한 과제들은 경영컨설팅 업체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민 사장이 운영하는 코스미는 소호몰 수준의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화장품의 온라인 유통을 책임지는 중규모급 기업이 됐음을 보여준다.
업계 제패를 자신하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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