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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거래] 성신양회
[내부자거래] 성신양회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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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인수권 행사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는데도 대주주가 지분 매도에 나선 기업이 있다.
시멘트 제조업체인 성신양회가 그 주인공이다.
성신양회 최대주주인 김영준 회장은 지난 6월5일부터 6월17일까지 30만주를 평균 거래단가 1만9625원에 장내 매도했다.
총매도금액은 약 60억원으로 김 회장의 지분은 1.67% 줄었다.
이번 내부자매도는 영업호조와 이자비용 감소로 이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성신양회의 올해 4월까지 실적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매출액 7.7%, 영업이익 37%, 경상이익은 무려 457.4% 증가했다.
매출액보다 이익증가가 훨씬 크게 나타난 것은 제품가격 인상과 원재료가격 하락이 동시에 발생했고, 차입금 감소로 이자비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전현식 연구원은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시멘트산업이 최대 호황을 누리던 외환위기 이전 5년 동안의 영업이익을 합한 것보다 많은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호전에 힘입어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올 초 1만원 이하로 떨어졌던 주가는 6월19일 현재 1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적호전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인 상황에서 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성신양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회사가 어려울 때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성신양회는 99년 8월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사채는 전액 매입 소각됐고, 현재 미행사 신주인수권은 이 회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다.
행사 가능 물량은 334만주로, 성신양회 전체 주식의 17.4%에 달한다.
한편 행사가액은 5989억원으로 현재 성신양회 주가의 30% 수준이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뒤 시장에 처분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더구나 현재 성신양회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0% 수준으로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
한화증권 전현식 연구원은 “실적호조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성신양회의 주가 향방은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얼마나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100% 행사하면 시장 출회 물량이 급증해 주가에 부담이 되고, 50% 미만으로 행사하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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