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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들여다보기] 알듯 말듯, 섹스어필 광고
[광고들여다보기] 알듯 말듯, 섹스어필 광고
  • 양웅/ 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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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도 맛은 좋아”(매치매치바)에서 “줘도 못 먹나?”(더블비안코), 그리고 “강한 걸로 넣어 주세요”(한화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우리의 뇌리를 스치는 그야말로 강한 카피들이 있다.
특히 영화 ‘원초적 본능’으로 유명한 여배우 샤론 스톤이 섹시한 포즈로 등장해 속삭이던 한화에너지의 이멕스 휘발유 광고는 당시에도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급기야 그 선정성이 문제돼 방송광고의 카피를 수정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방송광고의 섹스어필 유형은 대부분 카피의 이중적 뉘앙스를 이용한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나 TV프로그램처럼 등급이 따로 없는 광고는 모든 연령대가 다 볼 수 있는 문화영화처럼 도덕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TV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모습을 광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건장한 남자의 웃옷을 벗겼다가 심의에 지적을 받고 러닝셔츠를 입혀서 다시 촬영한 경우도 있다.
그래도 촬영을 다시 할 여건이 되면 다행이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힌 외국인 모델이 선정적이라는 지적에 해외촬영이라 다시 찍을 수도 없고, 결국 며칠이 걸려 일일이 컴퓨터로 수정해 원피스로 만든 경우도 있다.
이처럼 눈으로 보여지는 화면은 누구나 그 선정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카피의 경우는 다르다.
별 생각 없이 들으면 제품의 특징을 말하는 것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오래가는 건 따로 있었네”(오스람 전구), “딱딱해야 좋은 거구나”(레스토닉 침대), “구석구석 빨아 줘요”(대우 봉세탁기) 모든 카피가 제품의 특징이나 효과를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요즘 눈길이 가는 섹스어필 광고카피 가운데 하나가 남양유업의 ‘우유 속 진짜 과즙 듬뿍’이다.
이 회사의 카피는 “빨대 아무 데나 꽂지 마라”, “진짜에 꽂아줘요” 등 다분히 선정적인 내용들이다.


본래 섹스어필 광고는 주목도를 높여 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이다.
소비자의 시선과 귀를 사로잡아 제품명을 빨리 기억시키게 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섹스어필 광고는 국적이나 문화 등을 초월한 보편적 정서로 심리적 저항감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단순한 시선 끌기의 섹스어필은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그만큼 제품의 속성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눈길을 끌기보다는 마음을 끄는 그런 광고가 좋은 광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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