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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와인 알고 마시면 기쁨 두배
[생활경제] 와인 알고 마시면 기쁨 두배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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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삶의 동반자’,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 와인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동안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음미되는 기호품쯤으로 인식돼 온 와인이 이제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주요 진열대를 차지하고 서민들의 눈과 입을 유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와인맛을 두배로 음미할 수 있는 각종 액세서리와 전용 냉장고, 와인 바(BAR) 등이 최근 늘어나면서,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따져봐야 할 사항들도 부쩍 늘어났다.


우선 와인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턱대고 진열대를 기웃거리기보다는 와인전문 매장에 가서 ‘소믈리에’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소믈리에는 제품별로 와인의 맛과 향을 소개하고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별·제공하는 와인감별사다.
국내 와인전문점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찾아가기 전에 가격대와 용도 등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3만~5만원대 와인이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제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프랑스산 ‘로마네 꽁띠’나 ‘뻬뜨뤼스’ 등 한병에 200만~360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와인도 있다.
이 때문에 무턱대고 맛있는 와인, 좋은 와인을 달라고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한잔의 와인이라도 제대로 즐기려면 자신의 입맛이나 ‘와인 경력’을 우선 따져보는 것이 좋다.



잔에서 따개, 진공펌프까지 액세서리 다양

일반적으로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단맛이 강한 화이트와인이 무난하다.
어느 정도 단맛에 익숙해지면 점차 부드러운 느낌의 화이트와인으로 옮겨간다.
다음에는 부드러운 맛이 강한 레드와인으로, 그리고 마지막엔 떫은 맛이 나는 레드와인으로 되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또 부모님 생신이나 웃어른 선물용으로는 달콤한 와인이, 연인들의 기념일이나 생일축하용으로는 경쾌하고 즐거운 느낌을 주는 샴페인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여름철에는 상온에서 먹는 레드와인보다 차게 보관했다 먹는 화이트와인이 잘 팔린다.


와인은 ‘오감으로 마시는 술’이다.
단순히 혀끝으로 맛을 음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빛깔과 향기, 잔을 부딪칠 때의 울림에 함께 취하는 술이다.
때문에 좋은 와인잔이나 액세서리 같은 소품은 와인맛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와인잔은 외부 지름이 클수록 좋다.
와인향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온에서 즐기는 레드와인의 잔은 일반적으로 폭이 넓다.
반면, 차게 해서 먹어야 하는 화이트와인의 잔은 폭이 대체로 좁은 편이다.
또한 조각이나 그림이 없이 투명한 잔이 와인색을 제대로 감별할 수 있어 좋으며, 얇으면서도 단단한 재질인 크리스탈이 주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잔 하나에 1만5천원선에서 시작하며, 수공예품 중에는 잔 하나에 7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다.
국내에선 오스트리아산 ‘리델’과 독일산 ‘슈피겔라우’가 명품 와인잔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잔은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생활용품 코너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와인전문점을 찾으면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상대적으로 싼 값에 구할 수 있다.


와인의 마개를 따는 데 쓰는 ‘코르크 스크류’는 와인을 살 때 끼워주는 제품을 이용하면 무난하다.
별도로 파는 제품은 1만5천원 안팎의 플라스틱 재질부터 소뿔이나 상아로 장식된 6만~7만원대 제품까지 다양하다.
물론 20만~30만원을 호가하는 수공예품도 있다.
또한 마시고 남은 와인을 보관할 때 ‘진공펌프’를 쓰면 병 속을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산화가 진행되는 속도를 늦춰준다.
가격은 2만원대. 하지만 3~4일이 지나면 역시 와인맛이 변하므로, 일단 마개를 딴 와인은 가급적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이밖에 와인병에 붙은 상표(레이블)를 떼어내 수집하는 와인애호가들을 위한 ‘와인 레이블 리코더’가 있다.
투명한 테이프와 비닐 재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12장짜리 제품이 1만3천원 안팎이다.
이렇게 떼어낸 레이블을 별도로 보관하는 바인더 형태의 앨범은 2만5천원 안팎에 살 수 있다.
와인을 얹어 보관할 수 있도록 사각형 구멍이 뚫린 벌집 모양의 ‘와인 랙’은 3만5천원에서 10만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상류층 중심의 최고급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와인냉장고’도 등장했다.
와인냉장고는 와인의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게 해주는 기능성 제품이다.
레드와인은 섭씨 15~18도, 화이트와인은 9~12도, 샴페인은 4~7도가 최적의 온도로 꼽힌다.
또한 진동과 냄새, 직사광선 등이 없어야 하며 습도도 70~80%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냉장고 문은 미관상 유리가 좋지만, 불투명 재질의 문에 비해 보관 상태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와인냉장고에 보관하면 최적의 온·습도 유지

삼성전자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말 와인냉장고 ‘와인셀러’를 내놓았다.
와인을 36병까지 저장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진동을 무진동에 가깝게 줄였으며, 2중 자외선 차단 유리문을 채용해 직사광선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GE도 7월초 모노그램 와인냉장고 ‘ZDWC240’을 내놓는다.
섭씨 4도에서 15도까지 조절 가능한 자동 온도 조절장치와 와인이나 샴페인을 최대 57병까지 저장할 수 있는 7개의 선반이 있다.
최고급 제품으로는 세계적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서브제로가 내놓은 400 시리즈 5개 모델이 있다.
100% 수공예품으로, 최고 상류층을 대상으로 팔리는 고가품이다.
가격은 GE가 350만원, 삼성전자가 싱글타입 기준으로 390만원이다.
서브제로 제품은 850만원대에서 최고 2천만원에 이른다.


와인이 점차 대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최근 들어 와인만을 취급하는 전용 바도 급격히 늘어났다.
서울의 경우 강북은 미술관과 전시관이 몰려 있는 삼청동 골목이, 강남은 청담동 일대가 와인 바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다.
값은 와인전문점에서 파는 것보다 1.5~2배 비싸다.
잔 단위로 판매하는 곳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은 병째로 팔고 있다.
와인은 일단 마개를 따면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던 술을 보관해뒀다 나중에 먹는 ‘키핑’도 와인 바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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